postever 2009. 4. 11. 04:39


 

"지방 대학이 서울 종합대처럼 몸집 키우다가는 망한다."는 김영길 한동대 총장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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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다.
연구 중심 대학과 교육 중심 대학은 나뉘는 게 마땅하다.
정부의 지원도 차별화되어야 하고, 학교가 교수에게 바라는 바도 당연히 달라야 한다.
교수들도 자신이 몸 담은 대학의 성격에 따라 마음가짐을 달리 해야 한다.


지방대가 살아 남기 위한 방책도 지당하신 말씀이다.



지방대에서 강의를 한 지 2년차가 되어 간다. 마음이 답답하다.
학생들의 무기력함을 볼 때,
기본적인 학습 능력도 안 갖춰진 애들에게 전공 과목을 가르칠 때,
학교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4년이 지나 졸업을 하려는 애들을 볼 때 특히 그렇다.


지방에 산재되어 있는 이름 모를 수많은 학교들.
이 많은 학생들은 졸업 후, 어디로 갈 것이며,
얘네들이 갖추고 있는 능력 또한 4년간 대학 교육을 받았다고는 보기 힘든 지경이니.......
비싼 학비 내면서, 4년제 대학 졸업장 하나 달랑 가지고 어쩌자는 것인가.
게다가 빈익빈 부익부라고, 얘네들의 가정 환경은 60% 이상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정불화가 있거나 평탄치 못한 애들이 많은 것 같다.


지방대들이 모토로 걸고들 있는 '취업 중심 대학'이 어떤 점에서 그러한지도 의문이고...


일단 얘들은 지식이든 일상사든 선생의 관심이 필요하다. 과외처럼 1:1 상담 교사나 인생에 대한 시각을 열어 줄 수 있는 진짜 선생이 필요하다.


가만 보면 얘네들은 성적에 의해 평가되는 중고등학교에서 '못난 애'로 찍혀 선생한테 미움을 받고 살거나 존재감도 없이 교실 구석에 박혀 있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차라리 학교에서 이름을 날리는 조폭 수준의 날라리나 깡패였다면, 정신만 차리면 뭔가를 해 내는 독기라도 갖고 있을 텐데 또 그런 그릇들은 못 된다. 겉으로는 까불까불해도 알고 보면 소심하기 그지 없고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


남은 학기 기간 동안, 얘들에게 뭔가 비전도 제시해 줄 수 있었음 하고,
공부하는 방법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할텐데,..
나의 내공이 부족하여, 화가 욱 하고 치밀어 오르고, 블로그에 뒷담화나 써 놓고 있고,
마음을 고쳐 먹어도 '에라이~ 관둬라..관둬." 하는 지경이 되니.
 
...
하나님, 우선 저를 어떻게 좀 개조시켜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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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를 더 낮춰서 쉽게 가르쳐 볼 것.
*책을 쉽게 요약해서 제시해 볼 것.
*"인간적으로, 자발적으로..." 일단은 이런 것을 기대하지 말 것.
*하나하나 다 설명해 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