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죽을맛이다
remind!!
postever
2011. 9. 29. 16:49
A/S 센터 기사가 와서 TV를 말끔히 고치고 갔다. 4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기술을 갖고 있는 자, 멋져 보인다. 난 수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간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그 아저씨는 몇 가지 눈에 보이는 현상만 질문하고 그와 관련된 대답만 취해 듣더니, 바로 기계를 바로 뜯어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 본다.
상황과 현상은 분명 다르다. 상황에는 갖은 추측이 포함되고, 필요없는 이것저것의 요소들이 장황하게 붙는다. 현상은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사실 몇 가지일 뿐이고. 기술자인 아저씨는 상황에 집중하고 있는 내 말을 그닥 쓸모있게 생각지 않는 듯해서, 조금 얘기하다가 스스로 끝냈다.
어쟀든 무뚝뚝하나 기술이 좋아보이는, 50대 초반쯤의 아저씨는 별 말 없이 1시간 반여를 나사를 조이고 풀고 선을 연결하면서 뚝딱였다. 그리고 선명한 화질의 TV를 내 눈 앞에 나타나게 해 주었다. 박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일 일이다. 항상 이 놈의 말이 문제인데, 내 전공도 말이고 난 이토록 무슨 일만 있으면 언어로 뭔가를 해결보려고 하니, 참 골치아픈 스타일이다.
잠언에서도 말과 관련된 구절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골자는 말로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괴롭히기도 즐겁게하기도 한다는 것 같다.
-
착한 것 같으나 은근히 핑계가 많고 게으른 조교와 2시에 약속을 했는데, 못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일이 지난 학기부터 몇 번 반복됐다. 아마 비도 오고, 자기 말대로 감기에 몸도 안 좋으니 학교에 나오기가 싫은 모양이다. 나 역시 게으른 유형이라 이런 기분을 100% 이해하기에 별 말 없이, 알겠다, 5시 30분까지만 오라고 했다.
게으른 조교를 탓할 수 없는 것이, 나 역시 내일 수업 준비를 다 못했고, 집 청소도 못 했고, 방 정리도 못했다. 그래서 아주 산만한 상태다.(저 조교도 비슷하지 않을까? 뭔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유일하게 정돈된 공간과 규칙적,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공간인 학교에 들어서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난 이런 인간이다. 뭔가 반복적으로 돌아가야지, 계속 결정할 것이 생기고 변수가 생기면 돌아버릴 것 같은 그런 인간. 따라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려면, 미리미리 일을 해 놓아야 하고, 일의 가짓수를 벌이지 말아야 하며, 최대한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많은 사람과 얽히지 말아야 하고, 복잡한 일에 연루되지 말아야 한다.
기억하자. 나는 이런 종류임을.
96년. 독서실에 오전 8:20분쯤 가서, 12시에 집에 와 밥을 먹고, 다시 2시쯤 독서실에 가고 새벽 2시에 집에 오는 생활. 내 계획, 목표를 향해 외부적으론 조용하지만 내적으론 뜨거웠던,단순한 그 시간들은 내 생애에서 길게 평화롭고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때는 어떤 불평불만도 없었고 마음의 밀도가 촘촘했다.
괜히 시끄러운 사람들, 에너지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쓸데없이 얽히지 말아야겠다. 내겐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과 현상은 분명 다르다. 상황에는 갖은 추측이 포함되고, 필요없는 이것저것의 요소들이 장황하게 붙는다. 현상은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사실 몇 가지일 뿐이고. 기술자인 아저씨는 상황에 집중하고 있는 내 말을 그닥 쓸모있게 생각지 않는 듯해서, 조금 얘기하다가 스스로 끝냈다.
어쟀든 무뚝뚝하나 기술이 좋아보이는, 50대 초반쯤의 아저씨는 별 말 없이 1시간 반여를 나사를 조이고 풀고 선을 연결하면서 뚝딱였다. 그리고 선명한 화질의 TV를 내 눈 앞에 나타나게 해 주었다. 박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일 일이다. 항상 이 놈의 말이 문제인데, 내 전공도 말이고 난 이토록 무슨 일만 있으면 언어로 뭔가를 해결보려고 하니, 참 골치아픈 스타일이다.
잠언에서도 말과 관련된 구절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골자는 말로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괴롭히기도 즐겁게하기도 한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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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것 같으나 은근히 핑계가 많고 게으른 조교와 2시에 약속을 했는데, 못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일이 지난 학기부터 몇 번 반복됐다. 아마 비도 오고, 자기 말대로 감기에 몸도 안 좋으니 학교에 나오기가 싫은 모양이다. 나 역시 게으른 유형이라 이런 기분을 100% 이해하기에 별 말 없이, 알겠다, 5시 30분까지만 오라고 했다.
게으른 조교를 탓할 수 없는 것이, 나 역시 내일 수업 준비를 다 못했고, 집 청소도 못 했고, 방 정리도 못했다. 그래서 아주 산만한 상태다.(저 조교도 비슷하지 않을까? 뭔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유일하게 정돈된 공간과 규칙적,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공간인 학교에 들어서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난 이런 인간이다. 뭔가 반복적으로 돌아가야지, 계속 결정할 것이 생기고 변수가 생기면 돌아버릴 것 같은 그런 인간. 따라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려면, 미리미리 일을 해 놓아야 하고, 일의 가짓수를 벌이지 말아야 하며, 최대한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많은 사람과 얽히지 말아야 하고, 복잡한 일에 연루되지 말아야 한다.
기억하자. 나는 이런 종류임을.
96년. 독서실에 오전 8:20분쯤 가서, 12시에 집에 와 밥을 먹고, 다시 2시쯤 독서실에 가고 새벽 2시에 집에 오는 생활. 내 계획, 목표를 향해 외부적으론 조용하지만 내적으론 뜨거웠던,단순한 그 시간들은 내 생애에서 길게 평화롭고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때는 어떤 불평불만도 없었고 마음의 밀도가 촘촘했다.
괜히 시끄러운 사람들, 에너지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쓸데없이 얽히지 말아야겠다. 내겐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