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33주 해님이와 나
postever
2016. 4. 27. 18:49
<33주 1일> 임신 9개월이 시작됨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
주수가 바뀔 때마다 확실히 몸에 변화가 온다. 새로운 증상도 생긴다.
33주차.
몸이 더 무거워져서인지, 쉽게 피곤해지고 잠이 쏟아진다.
어제는 저녁 준비를 하는데, 4~50분가량 서 있으니 허리가 너무 아프고,
식사 후에는 뒷정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졌다.
오늘도 하루종일 내내 몸이 휘저어져서, 안 되겠다 싶어서 요가를 다녀왔는데
운동 조금 했다고 또 잠이 쏟아진다.
오늘 하루 종일 쪽잠을 두 번이나 잤다.
4월 30일까지 마감인 논문은 또 글렀네.
논문 하나 못 쓰고 4월이 지나가 버리다니.
뭘 하면서 지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작년에 비하면, 훨씬 수업이 적은데도 할 일을 제대로 못해 나가고 있다.
해님이가 태어나면, 내가 조정할 수 없는 시간이 더 많아질텐데,
그 시간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 얼굴을 보면 분명 행복하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건 분명하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제공해 주는 행복감만으로는 살아가면서 한 구석 공허함을 느끼는 부류라서....
아이나 남편이 주는 행복감으로는 살아가는 의미/재미를 채울 수 없을 게 분명하니까.
해님이가 태어난 후, 논문을 쓰는 건 정말 무리겠지만, 아주 아주 작게라도 뭘 해야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