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

2023년 여름방학 계획이로다

postever 2023. 7. 15. 13:07

2023년 여름방학. 그녀의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처음으로 나의 온전한 여름방학은 금이 갈 예정이다. 사실 방학을 그리 알차게 보내는 유형은 아니었기에, 아이의 방학 때문에 내가 공부를 엄청 못 하게 된다거나 할 건 없을 거다. 그치만 심적으로, 2/3토막이 없어지는 느낌은 심히 당혹스럽다. 그리고 뭔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초1. 그녀는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매우 잘, 성공적으로 보냈다. 그 의미는,

-친구들과 담임선생님과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과 잘 어울려 지냈고, 베프도 만들어서 흠뻑 정을 주고 있는 모양새이며,

-학업적으로 매우 우수하게, 교내 금상들을 다섯 개나 휩쓸며 똑똑한 아이로 자리매김하였고,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으며,

-건강도 이 정도면 양호하게(조금 말랐고, 여전히 피부는 신경쓰이긴 하지만) 잘 지키면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떠했는가?

2023년 1학기는 보통 정도.

-초반 2월즈음에는 결의를 다지기도 하였다. 내게 다른 때와 비슷하게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 주었고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나는 책임감은 있어서 꺼이꺼이 해내긴 했으나 몸은 지쳐떨어졌다.

-나의 문제는 지속력이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났을 때 몸이 방전되고 상해 있다. 생기왕성할 때에는 일주일이면 회복이 되었다. 아니 하루이틀이면. 그런데 이제는 한번 이러고 나면 한 달 정도는 갤갤되고(왜냐면 아이가 있어서 내 마음대로 푹 쉬지 못하기 때문), 그리고 나면 공부 흐름은 뚝 끊기고, 사람은 게을러져서 퍼져 있게 되는 것. 그게 문제다. 내 문제는 명확해졌다.

 

2023년 7월 15일. 딱 반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7월 10일까지 2개의 논문을 투고해야만 했는데, 못했다. 실패.

내 이럴 줄 알았어...하긴 하지만, 혹시나 하기도 했었다. 그냥 매일매일이 혓바늘도 나고 힘들었다로 변명을 해 보지만..글쎄. 하기 싫었던 것 같다. 힘들고 피곤해서. 이런 에너지양을 가지고 굳이 내가 기를 쓰고(아이가 있다보니, 나이가 들다보니 논문 성과를 내려면 나 같은 사람은 '기를 쓰고', '무리를 해야' 가능하다.) 논문 한 편을 써야 되나 싶은 회의가 들더라.

각성할 것. 그냥 나의 일상으로, 루틴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오전 서너시간 집중해서 일을 하자.

어제와 다르게, 젊을 때 습관과 다르게 이제 밤에 일을 하고 더 잘 하는 시기가 지나갔다. 재이가 하교하고 난 후부터 약 여섯 시간 정도를 같이 보내는데, 나는 책임감이 강한 엄마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 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필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머리로, 강하게) (그러나 마음으로, 강하게, 그 시간이 너무 편안하고 즐겁고 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저녁 시간엔 그냥 아무 것도, 아무 생각도 안 하고 퍼질러 앉아 있거나 누워서 쉬고 싶다.) 어쨌든, 나는 이제 잘 자고 난 다음 날의 아침, 아이를 등교 시키고 난 후의 아침이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이 되었다. 체내 시계가 드디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이제 좀 해 볼까, 살만한데 했는데(6월부터) 떠억하니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변수. 새로운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아이는 섬머스쿨로 9시-12시40분 2주, 그 다음 2주는 내가 직접 데리고 다녀야 하는 섬머스쿨 2주 10시-1시가 규칙적인 일과로 잡혀 있다. 그리고 역시나 책임감 강한 엄마는 집에 와서 점심을 먹게 되는 아이를 위해 다양한 식단으로 먹이리라 마음 먹고 있고, 놀아도 좀 더 재밌고 의미있게 놀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가고 보고 하는 몇몇 개의 프로그램을 열심히 예약해 두었다. 그 의미는, 결국 아이가 집에 오고 난 후의 시간은 산산조각이 나서 내 것으로 쓸 수 없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완전한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해야하는 시간+ 통으로 주어진 시간은,

-첫 2주: 집중력 있게 일해야 하는 시간은- 8시30분(오전)- 12시30분(4시간)이다. 

             이 시간은 그냥 책 보거나 넷플릭스 보거나 이메일 처리, SNS 하는 쉬는 시간이 될 거다.. 지쳐있을 테니까- 밤 10시-12시00분(3시간) / 아주 급한 일이 있다면 이 시간에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머리를 덜 쓰는 일은 이때 하기로 한다.

  *결국 최소한 4시간, 완전한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시간을 확보하려면 8시30분엔 시작해야 된다는 말이 된다. 이 시간을 놓치면, 다 꽝. 날아간다.

*아, 그런데 화/목 오전 9시-9시50은 수영이 잡혀 있다. 게다가 8월 월/수/금 아파트 단지 안 필라테스는 남편이 안 하려고 하니 내가 해야 할지도 모른다. 환불 불가..-.-

 

-그 다음 2주: 날짜로는 10일인데 남편과 반반 쪼개서 다니는 걸로 하면 좋겠다. 어차피, 난 화/목 수영이 있으니...

월/수/금-나 , 화/목-남편이 라이딩을 맡는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지는 통 시간은...

월수금: 10시-12시40분(2시간 40분)------좀 적다.

화/목: 10시30분-3시(4시간 30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방학 때 적어도 5시간은 공부를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채워지기가 힘들군. 

결국 답은, 아침형 인간인가....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 걸 해야 시간이 확보될 듯.

이제 재이 픽업하러 갈 시간이라서 생각도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