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도 안 해 보고 찔찔거리는 사람을 볼 때, 약해빠졌을 때, 남에게 기생하여 잘 살아보려고 할 때, 이들은 모두 '비겁한 인간'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비겁한 류'들을 볼 때, 눈꼽만큼의 동정심도 생기지 않는다.
솔직히 그냥 '그렇게 계속 찔찔대기나 하고 살아라. 나가 죽어라.'라는 격한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난 그들 특유의 게으름과 무력함, 일을 완수해 내지 못했음을 순순히 시인하지 않고 갖다 붙이는 핑계, 자기연민, 자기애, 이기주의가 구역질 나도록 싫다.
그런데, 이런 순간, 그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원인을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의 짐을 자기가 이고 간다.(이럴 때마다 난 '착한 사람'은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이 사람들이 얻는 것은? 아마도 사람인 듯 싶다. 그 비겁한 유형의 인간은 자신을 구원해 준 이 사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지지자'가 된다. 반면, 나와 그 비겁한 유형 간의 관계는 다음부터는 쳐다보지도 않는 사이가 된다.
나 같은 경우에도 결국 그 찐따의 일을 결국엔 내가 다 하게 되는 건 마찬가지인데 착한 사람처럼 인심도 얻지 못하고 이렇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런 '비겁한 류'의 인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지만,
똑같은 일을 해 놓고 이렇게 되는 건 분명 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