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부터 16:50분까지 학회.
학회란 내게 새로운 걸 배우는 것 40%,
다른 사람들의 공부하는 법이나 발표하는 법,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 등을 간접 경험하는 게 60% 정도인 듯하다.
B언니라도 왔음 좋았을 텐데....우리 학교에서는 나밖에 없고, 학회에서 알게 된 사람들 몇몇과 인사를 하고 밥을 같이 먹었다.
재작년에 같이 수업을 들었던 꽤 진국으로 보였던 사람이 있었는데,
나도 그냥 인사를 안 하고 그 사람도 머뭇거리다가 인사를 안 한다.
내일 보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지.
반면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몇몇의 무리들은
괜히 아는 척을 하든가 아니면 굳이 자기는 누구라 소개를 하면서 들썩거린다.
그냥 장단을 맞추고 있었지만, 이런 사람들은 좀 쭉정이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한 시간 이상 있으면 피곤해지는 스타일들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학회장으로 들어오는 길에, 누군가가 내 이름을 크게 부른다.
G 선생님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전화도 안 했냐면서 발로 날 차는 시늉을 하신다. 담백하고 솔직한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 감사했고, 기분이 좋았다. 진짜 스승과 제자 관계-내내 기분이 좋다.
B 선생님 역시 되레 내 건강을 염려해 주시고, 논문을 들고 부담없이 찾아오라고 말씀해 주신다.
난 부모님, 스승, 가족 복은 확실히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건 모두 내게 뭔가를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익숙하다는 걸 의미한다. 내가 잘 살아나가려면 받은 것들을 누군가에게 나눠주어야 한다. 이건 평생에 걸쳐 습관처럼 들여야 할 과제다.
7월 첫주 금요일
2009. 7. 3.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