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장을 몇 대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다.
그야말로 죽어라 곤죽만 쑤고 있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일이 우연히 발생했다.
잊지 말자. 오늘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또렷이 기억해 놓자.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었구나.
한 판 붙어보기 위해서 '꾼들의 터'로 슬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구나.
10년 수련을 했으면, 이젠 벌판으로 나가야 할 때.
벌판으로 나가면 다시 초짜겠지만, 흥미진진하다. 하나도 두렵지 않다.
누구의 말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내가 낙관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내가 낙관적인가? 그 사람은 어떻게 날 이렇게 단정할 수 있지?) 그간은 주위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죽어 있던, 잠재되어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파이터' 기질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 전략적인 길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그 누구처럼 얍삽하게(도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 굴리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난 크리스찬이니까.
어제 혼란스러운 마음에 오랜만에 아빠가 가르쳐 주신 대로, 찬송가 한 장을 부른 후, 연관된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기도했다.
예수님은 온유하나 강한 분이셨다.
2009.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