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한다.
너무 늦게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라도 제대로,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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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학기는 좀 이상하다. 벌써 다음주 화요일에 중간고사를 보질 않나.......
단과학원 같은 기분도 들고, 학생들과 상호작용도 별로 없고, 감정적 교류선도 얇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긴, 이번에 했으니까 또 차례가 돌아오진 않겠지.
그나마 좀 재밌는 건, 교직원 식당에서 다른 과 선생님들과 밥 먹는 건데,
나보다 10년 이상 위인 분들이 대부분이라 그리 편하진 않다. 예전에 언어교육원에 있을 땐 다들 비슷한 나이라 편했었는데.......
지난주에 이어 내일도 파주에서 특강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줌마들 없으면 시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혈 아줌마들이 모여 시험을 준비한다. 이모뻘쯤 되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몇 명은 엄마 나이인 분들도 보인다. 예전에 초등학교 선생님, 중학교 선생님했던 분들, 결혼이민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 선교를 하려는 분 등 각자 공부를 하는 목적은 다양하다.
지난주 강의를 하면서, 4시간 내내 눈이 반짝반짝한 이분들을 보면서 감동했었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일지, 어디서 에너지를 얻으며 살아갈 수 있는지 깨달았던 것 같다. 아마도......
한 주가 지난 지금, 난 다시 몸은 지쳐있고, 매일 두 끼씩 먹는 식당 밥에 질려서 제발 좀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일은 많지만 심심해 죽을 지경이다. 그 끓었던 '감사의 에너지'는 다 어디로 간 건지.
그래도 오늘 수업을 마치고 나서, 4시간 정도 내일 강의를 준비했다. 그 분들이 나의 엄마나 이모라고 생각하면, 정말 도움이 되는 강의를 해야 한다는
이런 패턴의 나를 종종 보게 되는데, 처음엔 이건 교수자로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개뿔...... 책임감이 아니라 난 내가 무엇인가를 상대방에게 주었을 때, 그 사람들이 내게 반응을 보이는 감정적인 신뢰, 고마움,....이런 감정들에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걸 최근 알게 되었다.
난 상당히 emotional dependence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