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나? 페이스북에 남겨 놓은 sbell의 댓글에 마음이 움찔거렸다.
마누라가 있어서 좋은 점은, 무슨 일이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아기를 함께 낳을 수 있다는 것이란다. 이 친구,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좋았다. 또 내가 이십 대때 보았던 이 친구의 긍정적 에너지도 자연스레 연상되며 빙긋 한번 웃었다.
Sbell이 던진 말에서, 뭐랄까.
난 중요한 것을 잊고 있거나,
잃어버리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최근, 무슨 일이든 혼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간 자신감도 붙어 가고 있었고.
그러면서 내 생각의 영역에서 제외하게 된 영역이 '함께, 같이'라는 단어였던 것 같다.
맞다. 이런 좋은 단어들이 있었지.
게다가 Sbell의 말대로 '무슨 일이든 함께 할 수 있다'라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면, 이 세상 사사로운 일들, 뭐가 문제겠는가 싶었다.
나란 인간은 그 누군가가 원한다면, 내가 좀 덜 원하거나 원치 않더라도 함께 응해줄 수 있을까? 뭐, 사랑한다면, 그의 사람됨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입은 나올지언정) (많이 자랐군. 어릴 때에 비하면...)
나이 들어 사람을 만나기란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적다고 '진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니(양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만나는데 '나이'가 그리 결정적인 요소는 아닌 것 같다.(사실 주위에서만 내 나이에 대해 반응을 하지, 정작 난 내가 마흔이 되든, 쉰이 되든 본질이 어디 가겠나 싶고, 별 생각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한해, 한해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점점 격해지니, 좀 당황스럽고, 정말 이게 큰 문제인가 잠시 혼동이 올 뿐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물리적 흐름보다는 생각이 흘러가는 방향과 마음의 속도가 중요하다.
아마도 두 사람의 이 방향성과 속도가 비슷할 때, 그걸 '인연'이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운이 좋은 사람들은 물리적 나이에 따라 이 방향성과 속도가 비슷하게 흘러가서 좋은 짝을 만날 수 있었을테고, 짝이 있더라도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사이클이 서로 맞지 않아서일 확률이 높을 것 같다.
-내 것을 조금 양보하면서라도 상대방이 원한다면 함께/같이 할 마음이 있느냐,
-두 사람이 '함께/같이' 할 것들이 어느 정도 있느냐(많으면 많을수록 두 사람의 여생이 풍요롭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풍성해지겠지)가 사람을 만나는 데 중요함.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재 '두 사람'에 대한 내 생각의 흐름과 속도는 이러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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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글 못 쓰겠네.(긴밀성 떨어지고, 통일성 떨어지고.......@@ 과연 수면부족 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요새 책을 너무 안 읽어서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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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둘러보는 여행 사이트에서 온 메일.
http://www.lovescandinavia.kr/travel/detail_view.asp?cat=205&code=202751
가고 싶다.여기.
탈린, 헬싱키, 스톡홀름.
내년 여름 방학 때 꼭, 꼭, 꼭 가야지. 한 10일쯤.
가서 백야도 보고 싶고(밤인데도 푸르고 환한 거리를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싶다!!^__^)
북유럽의 겉치례 없고(왠지 그럴 것 같은 동네다) 담백하고, 안정되고, 인간답게 사는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오고 싶다.
혼자 가도 좋고, 누군가와 같이 가도 좋고.... 둘 다 좋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으면 누군가와도 잘 지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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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X10 피곤한데, 금요일 밤이 아까워서 이렇게 안 자고 있다.
새벽 4시. 손에서 찌릿찌릿 전기가 나오려한다.=)
*어제 수업은 정말 재밌었음!!!! 35~40분 가량이나 더 해서 학생들에게 좀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중요한 주제라서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학생이라면, 이런 선생..어땠을까? 관심 있는 주제라면 같이 신나서 했겠지만 아니라면 괴롭기도 했을 듯. 좀 과했던 걸까? 그래도 대학원생이라면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걸음마 시작하는 아기한테 고기를 먹으라고 준 꼴일 수도 있다고, 그러지 말라고 엄마는 충고를 해 주셨다. 생각해보니, 오늘 너무 많은 것들을 얘기해서 분명 다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치만.... 여러가지 문젯거리들을 던져 주었고, 자료들을 소개해 줬다면, 더 공부해야 하는 건 자기들 몫인데.....
흠.....공부할 자만 대학원에 오라. 역시 내 결론은 버킹검이다.(그래도 다음부턴 3시간, 수업 시간은 잘 지키자. 집중도도 떨어질 게 뻔하고...)
관계에 대한 현재의 생각-2011.가을
2011. 10. 8.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