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은 나 혼자 여행을 다녔다. 생애 첫 번째 혼자 하는 여행.

혼자 여행 다니는 사람 보면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았고,
겉멋인가 청승인가 뭔가 싶기도 했고,
무슨 재미로? 의문을 품기도 했었다.
결국 짧게 경험해보니, '경험해 보지 않은 자, 마음대로 판단하고 말하지 말 것'이라는 
뼈 아픈, 그러나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이 말을 다시 한번 곱씹게 했다.
 
그리고 심심하지는 않을지 외롭지는 않을지 걱정도 했었는데,
이 또한 완전히 기우였다.



5월의 제주도는 워낙 아름답고 달콤한 곳이어서 외롭지 않았고,
처음 1시간쯤은 좀 어색하고 긴장하기도 했는데, 점차 혼자 다니는 자유인의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고 패턴과 행동 패턴을 가진 사람인지를 제대로 보게 되더군!
익숙한 공간에서는 의식하지 않고, 혹은 할 필요도 없으니 습관적으로 하던 생각과 행동들이
낯선 곳에서는 보인다.
제3자처럼 나를 관찰할 수 있었다.


언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는 무엇을 보고 싶어하고, 보기 싫어하는지,
무엇을 할 때, 어떤 과정에서 가장 행복한지.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어떤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지.


3일 정도 시간이 더 있었다면, 제대로 알고 오는 건데 아쉬웠다.
스물 몇 살 때, 혼자 여행을 갔더라면 현재 내 모습이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짬짬이 혼자 떠나봐야겠다.




이번 제주 여행의 압권은 한라산이었다.

-세익스피어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들이 곳곳에서 살고 있을 듯한 분위기

-산신령은 안 어울리고 꼭 (서양) 요정들이 있을 것만 같은 산.

-까마귀가 머리 위로 휘리릭 지나가고,

-인간은 정말 잠시 왔다 가는 방문객이고 산 자체가 주인인 느낌.

한 시간여밖에 못 올라간 게 무지 아쉬웠다.TT
 


http://www.nytimes.com/2011/01/16/travel/16India.html?_r=1&src=me&ref=travel

넘쳐나는 정보들로 하고 싶고 갖고 싶고......욕구는 늘어난다.
아예 몰랐으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살 수도 있을 텐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꿈이 생긴다고 볼 수도 있으려나.

누가 어디에 가고 싶어요?라고 물어보면 언제가부터 인도라도 답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낭만적인 '프랑스'였는데.TT

나라 자체가 카오스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평안을 찾는 그 사람들이 신기해서(순전히 다큐멘터리에서 본 것이었지만) 가 보고 싶은 듯.
불규칙한 가운데 어떤 원리가 숨어 있을까 궁금해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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