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이틀 전. 큰맘 먹고 떠난 당일치기 강릉 드라이브.
지방 지리엔 도통 동서남북 감을 못 잡기에, 전날 한 시간 가량 지도를 뽑아 들고 '연구'를 했다.

길을 잘못 들어설 경우에 대비해  두 가지 case를 인쇄해서 서류 파일에 담아 두는 날 보며 자연스레 아빠가 떠올랐다. 피는 못 속인다니까!

이 날의 루트는 '6번 국도-> 대관령 옛길(456번 국도)-> 7번 동해안 해안 도로.

혼자 떠나려던 드라이브였는데 아침에 엄마가 후다닥 조인.
엄마와 함께라서 늘 그렇듯 편하고 유쾌한 여행이 되었다.

사실, 여행을 혼자 가 본 적이 없어서 은근 두려움 반, 기대 반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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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산이냐 구름이냐." 떠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 마구 흥분.-6번 국도에서



우비 모녀 등장!
어디를 가든 노란 우비와 함께!
대관령 목장에 다다르자마자 너무 춥고 비까지 와서 바로 사 입은 노란 우비는 여행 내내 유용하게 쓰였다.
게다가 사진마다 너무 웃기다. 노란 우비를 set로 입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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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게 입고 다닌 노란 우비!=) -대관령 양떼 목장에서



양떼! 정말 순하고 평온해 보인다. 바위처럼 꼼짝을 안 하는 양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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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양떼목장에서






자작나무들은 회화적이다.
무라카미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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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그네 타는 노란 우비 모녀!

                                      신나게 그네 타는 노란 우비 모녀.^^ 두 사람 모두 신났음!





이번 여행의 예상치 못한 보물!
'대관령 박물관'
역시 박물관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데는 최고의 장소다.
선사 시대, 백제 시대 유물들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그릇이나 장신구 등과 하나 다를 것 없음에 과연 인간의 사고능력은 얼마나 발달한 것일지, 과연 발달하긴 한 것일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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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석, 대관령 박물관
                           사진에는 날씨가 맑은 것 같지만 비가 주룩주룩 쏟아졌다. 아쉬워하는 김 여사와 딸

             


대관령 고개를 다 넘어서 '옛카나리아 식당'에 도착!
맛집 정보에 나온 이상한 이름의 식당.
가격도 합리적이며 반건조된 '대구머리찜'이 아주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짝퉁으로 보이는 '원조 옛카네이션 식당'을 발견하고 푸하하 웃었음.



경포대 해수욕장.
경포대는 처음인 나와, 아주 옛날옛날 내가 태어나기 전에 친구들과 왔었고, 아빠랑 얼마 전에도 와 봤다고 하는 엄마. 어렸을 때 산 속 깊은 곳, 조용한 절로, 사람 없는 곳으로만 여름 휴가를 다녔던 내게 바다는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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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랄한 김 여사와 바다를 보니 센치해진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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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V! 다 이루었다!^^



대충 보면 맨날 그게 그거 같지만, 뜯어보면 아름다운 게 우리나라인 듯.
서울로 오는 길에 7번, 해변 국도로 달리는 기분이 쏠쏠했고,
오랜만에 본 바다도 마음에 들었다.

강릉길도 별 거 아니구나!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음.^^V

-2007년 8월 30일. 하루짜리 여행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듯한 이 맘때의 공기는 사람을 달콤하게 만든다.

말랑말랑한 공기.

내리막길을 걸어갈 때 스치는 미풍.

여리여리한 연두색 잎사귀들.

활짝 얼굴을 내미는 꽃들.

꽃 속에 들어 있는 작은 별들, 작은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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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해, 봄을!


하나님도 나를 이들과 동일한 모습으로 만들어서 이 세상에 보내주신 것이겠지?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때마다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내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이들처럼 자연스럽고, 풍부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유로운 그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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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보슬 촉촉히 내린 비 속에서, 북악산을 올라가는 길.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울긋불긋 꽃대궐..'

이 노래의 가사가 가감없이 자연스레 지어진 것이라는 걸 경험했다.

벚꽃, 개나리, 라일락, 그 외에 이름 모를 꽃들이 울긋불긋 짝지어 있는 산은 그야말로 '꽃대궐'이었으니...

때마침 라디오에서 나오는 로시니의 '도둑 까치' 서곡은 딱 내 기분이었고......^^

이런 소중한 시간과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산마루골로 향하는 시간은 언제나 작은 감동을 준다.

자연 속의 일부인 나를 체험할 수 있었던 토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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