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을 사로잡는 취업면접 클리닉

박이정

9788962921274

 

 

244

20100830

2

28차 한국어의미학회 전국학술대회

한국

20110216

한국어의미학회

정표 화행의 유형 분류

1

2012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봄철 학술대회

한국

20120314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 학회

심폐소생술 강사 서사 면담 연구

7

 

2013년

 

[발표1] 20130214. 한국어의미학회 전국 학술대회, 내러티브인터뷰를 통해서 본 평가화행과 진술화행의 구분, 1

[발표 2] 20130420, 의료기관 내 의사 간 커뮤니케이션, 한국사회언어학회 담화인지언어학회 공동학술대회, 2

[발표 3-예정] 201306 , 독어학

 

 

[논문1] 20130430, 평가화행의 적정 조건과 화행 분류 체계 내에서의 지위, 한국어 의미학 40, 495~520, 한국어의미학, 1 

[논문 2-예정] 20130630, 大學 글쓰기에 나타난 語文規範文章 誤謬類型 指導 方案

     , 어문연구 158호, 2

[논문 3-예정] 201308     , 담화와인지, 2

[논문 4] 201308, 의료기관 행정직원의 의사소통 체험- 질적 연구 방법론적 접근 -, 텍스트언어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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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의뢰가 온 논문을 '게재불가' 판정을 내리고 나니 영 마음이 쓰였다.

혹시 요새 내가 계속 수시논술 채점이다 뭐다 해서 너무 예민해져 있는 건 아닌가 해서, 오늘 다시 한번 그 논문을 꼼꼼이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역시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준다해도 50점밖에 안 되는 논문이었다.

누가 쓴 걸까? 몇 다리만 건너 가면 알 만한 사람일텐데.......

어떻게 기본적인 개념도 모르고 글을 쓸 수 있지,
어떻게 선행연구를 꼼꼼히 보지도 않고, 이렇게 무식하게 논문을 써 댈 수가 있냔 말이다.

내 박사논문과 관련한 첫 번째 소논문이라 어떤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는지, 제목을 보고 무척 궁금했었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었음 해서 정말 웬만하면 싣고 싶었는데....정말 안타깝다. 에이잇.

안타까운 마음에, 이름 모를 저자에게 심사평을 세 페이지나 써서 학회편집부에 넘겼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흘러흘러 아침 6시가 됐군. 몇 시간 후면 또 학생들 논술 채점하러 가야하는데..... 에이이이잇.


그래도 이 사람 덕분에 꺼져가고 있던 불씨를 확 지필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이번 겨울 방학 때, 저엉말 좋은 논문 한 편 써야겠다.




아..근데, 정말 오른쪽 뇌가 찌릿찌릿 아프다. 이번주 갖가지 모양새로 쓴 남의 글들만 눈 바짝 뜨고 읽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다.(J 선생님이 자기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른쪽 뇌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무지 아프다고 하셔서, 좀 유난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으으으으.....
내일은 550편의 글을 교차채점해야 한다. 아아아아아...

나와 내 파트너였던 G 선생님. 우리 둘은 정말 잔꾀 하나 안 부리고 1000편의 글을 꼼꼼이 읽어 봤고, 합의된, 엄정한 기준으로 평가했다. 어흐흑... 1000명 중 건진 9명. 우리가 뽑은 애들...정말 얼굴 좀 보고 싶다.TT 어흐흐흑....아흐흑. 내일 교차채점까지 끝나면 G 선생님과 얼싸안고 울 것 같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이번주 금요일까지. 아............ 이건 완전 바위를 끝없이 굴려야 하는, 프로메테우스던가 뭐던가...... 그 신세였다.
고작 4명의 외부 손님이 학교에 와서 회의를 하는 거였다. 고작 4명.
그런데 3시부터 5시까지 어찌나 방방거리며 뛰어다녔는지.

빌려 놓은 회의실은 빔프로젝터가 말썽이었고, 컴퓨터가 있다고 했던 조교의 말은 거짓이었고, 그 옆 방을 빌리자니 신청서가 필요하고 인증이 필요하니 안 된다고 한다.. 열쇠는 또 다른 건물에 있는 경비실에 가서 말해야 한다 하고. 그 밖에 주차권/간식/저녁 식사 예약 확인.(정말 별 것 아닌 일인데 별 거였다.)

이 와중에 내 연구실 컴퓨터는 부팅이 안 돼서, 본관까지 하드를 떼어서 갖고 가질 않나(때마침 비는 억수로 쏟아짐) 자료 백업하려고 했는데 C 드라이브가 읽히질 않는다나 해서, 30분 계속 기다리고.


별 것 아닌 일인데, 일이 진행되는 순서를 모르고, 일을 맡은 기관들이 어떻게 구분되어 있는지를 모르니  2시간을 계속 건물과 건물, 사람과 사람 사이를 헤매야 했다.

어떤 일이든(어쩜 인간관계도?) 일의 과정과 순서를 잘 알고나서 행동을 해야 괜한 고생을 안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일의 과정과 순서를 잘 알아서 순조롭게 진행된 일도 하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재미나고 뿌듯하기까지 했던 발견 정도라고나 할까.

일이 아무리 전산화되고, 규격화되어 있다 하더라도, 어쨌든 모든 일의 주체는 사람이고, 그들은 말을 할 줄 아는 인간이므로 대화라는 게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대화의 진행 과정과 순서를 잘 알고만 있다면(?글쎄..이 가정은 보류다.) 무조건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나 몰라라 굴거나 혹은 뻔히 전상상 신청서가 올라와 있는데도 종이 인쇄를 해 와야 움직일 수 있다는 둥 강짜를 놓던 사람들도, 저녁 식사를 하다가 두 번이나 열쇠를 교체하러 온 경비 아저씨도(무진장 화가 나 있었다. 나라도 그랬을 듯...) 차분히 내 사정을 얘기하고, 그 사람이 화가 나 있으면 공감해 주고, 그 사람도 일하기가 힘들겠다는 점에 대해 인정해 주니 결국엔 내 편이 되어서 도와주더라는 것이다.
 
물론 오늘 만난 각기 다른 부처의 네 사람이 기본 성정이 착한 사람들이라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돌이켜 볼 때 그들은 처음에는 1. 다혈질 로마인 2. 냉랭한 교관 3. 무기력한 놈팽이 4. 내 일 아니에요 유형이었다.

오늘 우연히 벌어진 일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대화의 힘, 대화의 긍정적인 면을 보았다.

아까 내가 했던 대화를 기억하고 분석해 보면, 사실 난 아주 모범적인(?) 대화를 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책에서 보던 여러 가지 이론들과 특히 협상 대화를 분석할 때 눈여겨 보았던 반응을 그대로 적용시켰던 것 같다. 어조나 몸짓도 적절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얻고자 했던 의사소통 목적을 달성한 것일 듯하다. 만약 이것들을 정리해서 제시한다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대화의 전략/skill'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서 제시되어야 하는 내용은, 화자의 진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얘길 꺼내면 지나치게 도덕적인, 선생 같은 말을 한다고 할 지도 모르나, 상대에 대한 존중,상대방 입장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과 이해가 우선이다. 말이라는 표현보다는 인간에 대한 '진짜 이해'가 우선이다.(모든 인문학의 초점은 결국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에 모이는 것 아닌가?) 

물론 내가 심리학자도 영성가도 아니기에 인간성 회복을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는 질문에 대답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대화 분석을 통해 왜 상대에 대한 존중이 중요한지 등에 대해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는 있을 것 같다.


대화분석은 대화 전략을 발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대화분석 이론은 언어를 통해 인간이 좀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실증적으로 제시해 줄 수 있다.

오늘 회의 시간에 다루었던 응급실의 대화. 면접장에서의 대화.
이 연구가 인간이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steppingstone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게다가 나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이 길을 같이 걸어갈 사람이 네 명이나 있으니, 유쾌하고 든든했다. 이러 좋은 연구 기회를 주시고, 좋은 연구자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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