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자꾸 써야 한다.

쓴다는 행위는 나의 생각이 무엇이다라고 선언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하니.

현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내가 지금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을 때일수록 써야 한다.

아래는, 2018년 연구계획서에 정리한 내용이다.

 

---------------------------------------

ver. 2018.02.13.

 

나는 국어학 전공자이며 사람들이 언어로 어떠한 행위를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된 연구 영역은 화행론, 대화분석, 이야기 분석, 의료커뮤니케이션, 면접 커뮤니케이션, 한국어 말하기 평가 등이다.

그동안 이론적 연구로는 저서한국어 정표화행 연구를 출판하였고, ‘의사소통적 특성을 고려한 정표화행의 유형 분류’,‘평가화행의 적정 조건과 화행 분류 체계 내에서의 지위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한편, 응용 대화분석 연구로는 저서면접관을 사로잡는 취업면접 클리닉융복합 연구 프로젝트인 심폐소생술 강사 면담 연구’, 의료기관 구성원의 조직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을 위한 대화분석적 연구’(과제번호: NRF-2012-S1A5A2A03-034687), ‘면접대화 연구’, ‘한국어 말하기 평가 등급 기술을 위한 기초 연구등을 수행해 왔고, 근간 10편의 의료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면접 커뮤니케이션 연구와 의료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연구 결과는 각각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계되어, 치의전원과 의료커뮤니케이션 학회에서 의사소통 교육 및 워크숍을 실시하였으며, 현재에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면접 커뮤니케이션을 교육하고 있다.

이상, 응용 대화분석의 토대가 되는 이론 연구와 본 연구가 추구하는 질적 연구방법론, 대화분석론을 활용한 응용 연구 경험, 융복합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 및 수년 간의 커뮤니케이션 교육 경력은 이 연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17. 10. 6. 추석 연휴, 연구실에서.

 

-중학교 동창의 이야기를 기사에서 보고.

-그리고 그 외에 몇 명의 사람들 이야기를 보고.

 

1. '선한 의지'

현재 진행형이기에 '훌륭하다'라고 말하는 걸로는 딱 맞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선한 의지와 그러한 열정을 갖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려는 것이 아니라,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타인과 함께 하거나 돕기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의 의지.-선한 의지를 지닌 사람들.

 

그들의 공통점은, 선의의 출발점이 과한 의식에서부터, 관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연스럽다. 그래서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이 분리돼 있지 않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속에서 그 무엇을 추구하다 보니, 타인의 삶에 녹아들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방향으로 인생을 살게 된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그들은 모두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 분명 영어는 개인, 한국인이라는 틀을 깨는 데 필요한 도구다.

 

2. 부러움

 

나는 이타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는 어떠한가. '이타'와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3. 두려움

 

그렇다면 왜 나는 큰 꿈을 꾸지 못하나.

왜 이 틀에 갇혀서, 이 안에서 바스락거리며 살고 있는 걸까.

현재의 status조차 놓치게 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텐데.

그렇다면 이 두려움은 왜 생기는 걸까?

나의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고, 다시 복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감 결여 때문일 수도 있고.

낯섦에 대한 불안함일 수도 있고.

두려움을 딛고 일어난 경험이 그닥 많지 않아서일 수 있다.

 

나를 가둬두는 것, 다른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있었는데도,

두려움과 게으름이 날 이 자리에 머물게 했다.

 

4.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아이를 낳고 난 후부터는 더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난 삶의 길을 예쁘게 만들어 나가고 있지 않고, 찾고 있지도 않다.

아이 기르기라는 핑계가 있기 때문이다.

 

5. 나의 동력은 무엇인가

역시 모르겠다. 무력하다.

찾아보자면,

지금 유일한 동력은 아이가 아닐까.

모성이라고까지 얘기하기에는 긴가민가 의심스러우나,

날 웃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에너지를 내게 하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아이다.

 

6. 필요한 것은?

 

7. 결혼 후 변화

 

  결혼 후, 외롭지 않았었다. 나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을 만났기에.

 그런데, 몇 년이 지나, 그가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할 때 외로워졌던 것 같다.

 그에게 내가 너무 의지한 탓이다.

 

 그가 미국으로 간 이 시간이,

내게는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8. 출산 후 변화

 

어마어마하다.

나 자신을 잃는 것 같은 느낌.

원래 그즈음이 연구력이 쇠하는 시기였고, 계속되는 강의전담 일에 지쳐가는 때였다.

난 운이 좋겠도(?) 졸업 후 바로 직장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운 나쁘게도(?) 연구할 시간은 놓쳤던 시기였다.

이런 와중, 아이를 낳고 나니, 연구자로서의 길은 멀게 느껴지고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세상살이에서 담대해져야 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준비를 탄탄히 해야 한다.

They said that은 큰 의미가 없다.

 

40대.

내가 진짜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산만해서는 안 된다.

엄마로서만 할 수 있는 연구는 무엇이며,

기존과 달리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수인 씨는  "부모들이란 해내는 존재"라고 말하지 않나.

 

재이가 살아갈 미래가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서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딸은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삶의 균형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갈 자신감이 별로 없는 까닭은,

아마도..두려움 때문이고,

도전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일단 행동력이 필요한 때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