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봄날, 자꾸 자꾸 지하로 나를 가두러 간다. 짐 가방과 노트북을 들고서 들어간다. 도스도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의 주인공처럼 스스로를 지하 감방에 가두려 한다. 내가 선택한 일이긴 하고, 예전처럼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공 치는 날도 아주 많지만....어쨌든 최소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이렇게라도 하고 있다.

자꾸 스트레스를 스스로에게 주니 더 일이 안 된다. 목표를 정해 두고, 규칙적으로 하루에 1000자씩..이런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아직까지도) 몰랐다는 게 더 신기하다. 인간은 자기 자신부터 알아야 하는데, 눈은 바깥에 달려 있으니 남이나 비판하고 평가하면서 산다. 옛 속담 하나 그른 거 없다.

동기 부여, 이런 행위를 하는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의미 있는 연구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야 지치지 않는다. 정년까지 18년 남았으니,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음.

지금 쓰고 있는 일의 의미는, '완성'이다. 어질러 놓은 것 정리해서 완성해 낼 수 있느냐를 일단 시험해 보는 거다. 끈기 테스트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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