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의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의심 가는 몇 가지가 있긴 하지만, 상당히 모호하다.

 

얕디 얕은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책을 들었다.

짧은 생의 기록들-기형도 산문집.

 

이 말들은 너무 낡았다.

누군가 살다간 집처럼."

좋다. 간결하고 예리하다.

 

 

 

"이 같은 시적 계통을 밟아 형성된 80년대 후반 최근의 문명비판 시인들로는 <<지상의 인간>>, <<반시대적 고찰>>의 박남철, <<춤꾼 이야기>>,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등의 이윤택, <<반성>>, <<차에 실려 가는 차>> 등의 김영승, <<우리 사는 세상>> 등의 윤성근, <<햄버거에 대한 명상>>, <<길안에서의 택시잡기>> 등의 장정일, <<독자 구함>> 등의 박중식 등이 꼽힌다.

  이들은 황지우, 이성복, 최승자, 마광수 등 80년대 전반 시인들의 다양한 우상파괴, 형태파괴의 시정신을 계승하되, '타락한 사회'를 적극적으로 폭로, 야유하기 위해 '타락한 언어'를 방법적으로 동원함으로써 비어, 속어, 은어, 파괴, 냉소주의 등의 극단적 면모를 과격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상력을 통한 현실의 재구성'이라는 기존 시문법을 파괴하고 경험을 '날 것' 그대로 동원함으로써 '언어테러리즘'이라는 용어까지 낳고 있다."(88. 5. 4. 기사)

  요약과 논평의 한 예. 선행연구 쓰기의 표본이라고 할까.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대해 논평할 것.

  문장력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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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머리가 복잡했다.

한 학기가 끝나 방학을 한 게 분명한데, 이렇게 껄쩍찌근, 뜨뜨미지근할 수가 없다.

 

시간상으론 분명 한 텀이 끝났는데, 내 생활은 아직 무엇 하나 끝난 게 없다.

끝나야 할 시점, 마무리를 지을 시점에서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니 정신을 못 차리고, 어벙한 상태로 지내게 되는 것도 같고.

 

이것저것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왜 생각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절로 마음이 쓰이는 것들이다.  부모님, 양수리집, 서울집, 나의 위치, 학생들, 독어, 인사, 성적처리, 기말시험채점, 연애, 결혼, 운동, 다이어트, 근육량, 예배, 기도, 하늘이.......

 

기형도 시인의 말대로 나는 흔해 빠진 말들로 무언가를 적고 있고,

십여 년 전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생각의 깊이로, 그리 논할 것도 없는 말들을 끄적인다. 그래봤자, 아무것도 정리가 되지를 않는다.

 

대충 이렇게 적고 나면 해결이 되곤 했는데, 뭐지? 보일 듯 말듯.

 

 

 

"Ugly Tradition"

가부장제와 결합한 아랍문화,
가부장제와 결합한 유교문화,
눈을씻고 찾아봐도 선한 것이 그 안에 없다. 가부장제의 다른 이름은 폭력이다. 여자는 인격이 아닌 노예 아니면 도구일 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무리 양질의 문화라도 가부장제와 결합하면 인간 사랑의 본질을 저해할 뿐이다. 


스크랩해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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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totally agree with you.

며칠 전 상당히 어린 남자와 결혼한 사촌언니. 이런 면에서는 긍정적이라 생각함.
한국사회는 '연령'이 계급을 형성하는 데 한 몫 하는 사회니까.
'연령'의 힘이 센지 '성별'의 힘이 센지 지켜볼 사항

나이 들어간다는 점이 좋다고 느낄 때는 일을 할 때뿐이다.
내 이력서에 적힌 나이로 인해 그 남자들 앞에서 좀더 자신감이 붙는 이상한 체험을 했다.
"난 어리지 않아.' 뭐 이런 이상한......


<<그냥>>-Just Stories
책 제목 정말 잘 지었다.

글쓰는 직업을 업으로 하지 않은 사람의 에세이는 대체로 구성이 빈약해 지루하거나
했던 말들의 반복들이 대부분이라 '에세이'내용이 그리 기대되지는 않지만,
제목이나 책 표지나 참 요즘 감성에 맞게 잘 지었다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논문도 이제는 힘 좀 빼도 되지 않을까.
<<국어학>>에 실린 논문들을 보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그 철통 같은 보수성과 한 뼘의 틈도 보이면 안 된다는 깐깐함.
글쎄...모르겠다. 전문성=어려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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