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강.
위염 증세가 도질 정도다.
학생들도 알고 있을까? 선생 역시 이렇게 학교 가기 싫어한다는 것을.

머리가 (또) 복잡하여 지하철 두 정거를 걸어오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건 하나님이 나를 (또!) 단련시키는 거야.
나중에도 분명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게 될테니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시키시는 거야

그래요 근시안적인 제가 어찌 하나님의 뜻을 알겠습니까.

2. 1996~2001년의 일기장.
    과거사를 돌아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불만들, 바람들, 이상들을 가지고 있는 나를 재발견했다. 진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참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일 수도 있고, 적어도 퇴보하진 않았다는 안도감도 있고.
 
웃음밖에 안 나와.  후훗.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이고,
내가 어떤 것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리워 하는지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정체성 고민을 할 필요는 없겠더군.

그 당시엔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지금 와서 보면 피식 웃게 되는, 별 것 아닌 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건 미래에 대해 다시 희망을 갖게 했으며, 그간의 삶의 경로를 돌아볼 때, 하나님께서는 내 인생에 아주 정교하게 개입하고 계셨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자 미래의 청사진'이라는 진부한 말이 새롭게 들리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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