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9월을 맞는다. 

사람들은 자기 밥그릇 빼앗길까봐 날카롭게 촉을 세우고 사는 것 같다.

상대에게 뭐 하나라도 얻어낼 것이 있으면 달콤한 얘기를 던지고 웃으면서 대하다가도

조금이라도 손해 볼 일이 생기면 인정사정 없이 대하는 게 친구 아닌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나도 그러던가 자문해보지만, 아....글쎄. 기질상 저런 짓은 못하고, 안 한다.(착각일까?)

능구렁이들이 흘러넘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 그런 실체를 대할 때마다 기가 턱턱 막힌다.

이런 속에서 그래도 강단있는 척, 흔들리지 않는 척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척'일 뿐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섬찟하고 무섭고, 곳곳에 지뢰처럼 퍼져 있는 이런 사람들과 살아가야 한다는 게 피곤해서 죽을 것 같은 몇 주간이었다.

그들은 나의 친구가 아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이제는 '그들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인물들이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그런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면 찌질하다고 생각하면서 무시했던 것도 같고......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는 이상한 기운이 직관적으로 감지될 때 갸우뚱하면서도, 설마... 아닐 거라고 좋게 생각하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아마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엄마의 영향도 있었겠고, 그들이 어쨌든 내게 호의와 호감을 나타내니까, 또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은 골치아프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은 다 가지가지니까 라면서 그 사람만의 개성이라고 그냥 편할 대로 덮어버리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작년 여름, 실컷 당한 후 한참 후에야 '정말 별로인 인간이군'인 걸 알았고......





어디 하나 쉴 곳,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피곤이 몰려온다.

"비둘기같이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롭게" 

말씀에서 힘을 얻는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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