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종종종종 하며 내일을 걱정하며 살던 선배의 말대로, 난 낙관적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준비해 놓은 것도 갖춰진 것도 없지만 앞날에 대해 그리 걱정이 안 된다. 다 잘 될 거라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무엇인가를 하기만 한다면.

 

논문? 연구? 안 해서 그렇지 하기만 한다면 10년 들고 파서 안 되는 게 어디있겠느냐가 심중에 숨어 있는 한 마디다.

 

임용? 실력만 잘 갖춰져 있다면, 어딘가에서는 나를 필요로 하겠지.

 

연애/ 결혼? 본인의 심성이 바르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지구 어딘가에서 인종을 초월해 짝을 만나겠지.

 

건강? 운동 잘 하고, 소식하면 될 것이고.

 

전제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결과가 잘못 되고 꼬이는 게 당연하다. 그럴 수밖에 없으니 받아들여야 되고. 예컨대, 내가 골골대는 건, 운동 안 하고 소식을 안 해서 그렇지 뭐. 어쩔 수 없는 것. 괜찮은 연구결과를 못 내놓은 건, 공부를 안 했기 때문. 당연한 결과다.

 

사실, 이 알 수 없는 낙관주의는 '여호와 이레',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럴 때 보면, 내 믿음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고 단단한 것 같다. 지금 여기까지 나를 이끌고 오신 하나님,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이 떠오른다. 전제조건이 성립되었을 때, 결과가 안 좋을 때조차도 하나님의 큰 뜻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연애/결혼에 있어서는 낙관적이기가 힘들다. 왜? 내 본인의 심성이 바르고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제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니, 꼬이는 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좀 답답하기도 하다. 저기 하늘에 계신 분은 내가 독신으로 살면서 사랑을 보편적 다수에게 주기를 원하시는 걸까? 예전에 가끔 이런 생각했었는데..... 웃기지 마라로 끝나기는 했지만. 네 마음의 크기에 무슨 보편적 사랑이냐. 인류애냐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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