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반쯤 읽다 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예전에 배달된 책을 펴 들었을 때, 이 책은 기대에 차지 않았었다.
하루키의 멋진 무엇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그저 나 같은 애들이 블로그에  끼적거리는 듯한 산만한 글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7개월 정도가 흘러 다시 이 책을 보다 보니
동병상련이랄까. 아님 뭣 때문인지.....
소설가와 논문 쓰는 사람, 혹은 자기 길을 가는 사람에게 하루키는 여러 가지로 위안을 준다.


닭가슴살처럼 기름기를 쪽 빼고는 담담히 자기 얘기를 하고 있는 하루키.
자신의 성향과 에너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
글과 생각에 어떠한 거드름도, 어떠한 무게도 잡지 않는 사람.
일찌감치 그는 요즘 유행하는  Slow food 같은 삶을 살고 있었두만.
게다가 그는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그야말로 '세계인'처럼 살고 있으니......


내가 20대 때, 내 또래의 애들이 왜 하루키를 좋아했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시절 난 좀 있어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정말 그 쪽에 심취했던 것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까뮈와 도스토예프스키를 들고 다녔다.)

이런 '어른'은 만나기 어렵지 않던가.
자신의 이론과 생활이 일치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알면서도 가능성과 꿈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며 어떠한 인간 유형들이 살고 있는지 손바닥 보듯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마구 평가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오며 가며 3시간 동안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을 담고 있었는데,
으- 너무 피곤해서 이만 줄여야겠음.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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