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계획과 의지로 '아주 lucky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획대로 되기는 커녕, 결국엔 망하여 땅을 칠 때도 몇 번 있었다.
 
그 이유 역시 명확하게 알고 있다.
내가 과도하게 욕심을 부렸거나,
마음이 순수하지 못해서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에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다.


반면 내 인생에서 '아주 lucky한 일들'은 항상 생각하지도 못했을 때, 뜬금없이 찾아온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 오는 선물처럼.

가령 책을 낸다거나 잘 쓴 논문도 아닌데 학회지에 실린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강의를 구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다거나 좋은 사람을 알게 되거나 하는 등의 일들이 그렇다.


주일 예배도 몇 달 째 안 가고, 기도도 안 하고, 하나님 주위를 슬렁슬렁 배회하며 살고 있지만, 난 내 생활 속에 깊이 관여하시는 하나님의 관심과 도우심을 경험하고 있다.
게으르고 변덕스럽고 툭하면 교만한 나를 하나님께서는 실망하지도 버리지도 않고 도와주고 계신다. 지금도!



내 몫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감사로 받아들일 것이며,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 순수한 마음으로-인간관계의 최고봉인 예수님처럼-사람을 대하는 것일 듯하다.(예수님은 어떻게 살았나?)


하나님, 감사합니다.




*고등부 성경 공부 시간에 성훈이와 목소리를 높여 싸웠던 게 기억이 난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그려진다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이에 대해 그렇다면 인간의 의지는 뭐냐, 그렇다면 계획할 필요도 없겠군. 이미 하나님이 모든 계획표를 쥐고 계시다면! 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나약해 빠진 인간들의 말이라면서 흥흥댔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큰 아픔을 겪어 봤던 성훈이는, 그 당시에 서른 셋의 내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