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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란다.-"넓은 바다와 하늘"

기회가 있다면 우주로 날아가

넓디넓은 우주를 한 번만이라도 바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좁은 하늘과 좁은 집들, 좁은 마음들로 가득 찬

서울과는 매우 다른 곳




자잘한 책 속의 글씨들과

내가 써 놓은 어쩌고저쩌고 하는 되도 안 되는 말들에

진절머리가 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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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얘기.
화용론 수업을 할 때, 그라이스의 격률을 가르치면서 소개하는 극단적인 예들이 있다.

부인: 애가 10원을 삼켰어요. 어떡하죠?
남편: 그깟 것 같고는... 국회의원들은 00억을 삼켜 먹어도 끄떡 없잖아. 10원 삼킨 게 뭐 대수라고.괜찮아.


그런데 헉..얼마전 현실에서 진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아...참..기가 막혔다.

A가 일신의 문제를 염려하자 B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천안함 침몰자로 나라가 난리인 이 마당에....그게 뭐 대수야."

3류 드라마 보면서 에이..설마, 저런 일이 어디있어 라고 했었지만 현실에서는 더 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듯이,

그라이스의 격률을 위배하는 경우가 현실에서는 정말 넘쳐나고 있겠구만 하는 생각을 순간 했다.

섬찟.

말, 잘해야 한다.
하고 싶은 대로, 나오는 대로 다 하게 되면 그야말로 '폭력'이자 '소음'이 될 수 있다.

1. 눈빛

매력적인 사람, 장만옥.
눈빛이 총명하고 싱싱하다.
젊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이랜다.
마흔 둘이라지?

이런 날씨엔 화양연화가 딱인데.
달콤하게 아름다운 영화, 첨밀밀도 다시 보고 싶네...




수유역 근처의 2층 양옥.
가회동 혹은 소호 분위기의 월인출판사.
내가 그리던 곳이었다.
통 창문이 있고, 창문 쪽으로 큰 책상이 있는 방.
이런 방에서는 논문도 쓱쓱 잘 써지겠다 싶었다.

그 곳에서 만난 두 사람.
분위기는 식물성인데 힘 있는 눈빛을 가진 두 사람.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
그 사람의 진짜 나이는 눈빛에서 나타난다.
어릴 땐 그저 쌍거풀이 있느냐, 홑겹이냐, 동그란가 길쭉한가에 불과했던 눈이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의 '속'을 보여준다. 가감없이.


나? 자신없다.
내 눈빛은 렌즈에 혹사 당하여 겉에서 보기에도 지쳐 있고,
기운이 없다.
겨우 오기로 버티고 있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른 회복해야할텐데...




2. 말

'말'들은 얼마나 가벼운, 일시적인 약속들이며 고백인가.
수없이 사랑한다, 사랑한다, 약속해, 약속해. 라고 말한 것들.
글씨로 쓴 것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못 미더운 말, 문자들을 철썩같이 믿어 버리는 나의 마음 구조, 뇌 구조에 있다.
어쩌면 믿음이 없었기에, '말'과 '문자'에 의존하여 믿어 버리는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의 실상이다.
결국 내 마음 먹기 나름.





무언가를 말하기에 앞서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 말을 걸어올 때에는
친절하게 반응해야 하며,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온화하게 대해야 한다.

자기의 지식으로
다른 이의 호감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온화한 권면으로
고요함과 부드러움을 견지할 것이다.

수도원에서 훈련하는 것은
지극히 실제적인 것,
즉 겸손을 배우고
자기 중심성을 조금씩 허무는 것이다.

-수도원의 가르침에서, 페터 제발트

<출처: 산마루 서신>


주어 담지 못하는 말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실수들을 하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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