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모든 테마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연애'와 '사랑'이란 테마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유는 이것들에 대한 생각이 나이를 먹어가며 팔색조처럼 바뀌기 때문이다.

그 정의와 대하는 마음가짐이 동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진지한 학생 하나가 어제 나보고 좋은 사람이 있다면서, 그 학생 표현으론 "선"을 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난 그저 웃으며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오늘 또 한번 진지하게 말한다.
학생이 귀여워서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랜다. 음...
그러면서 나이와 신분, 국적은 모두 초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사랑만 있다면!

스물 둘.

나보고 그렇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맞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대답하는 나.
그래도 나이가 너무 어리네요. 덧붙이는 나.

나도 그 나이 땐 사랑 앞에선 모든 게 당당했던가?



점심을 먹고 나니 그 친구의 친구가 드디어 내 앞에 나타났다.
1급.
한국어를 잘 못한다.
얼굴이 빨개지며 자기 소개를 하더니, 전화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 외에 자기가 배운 칭찬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나열한다.
연습을 했단다.

만나서 반가워요, 학교에서 만납시다라고 대답하는 나.

스물 넷.

난 그 나이 때 어땠나? 그런 용기가 있었나?



서른 둘의 나는,
다행히 아직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지만,
사랑과 관련된 미사여구나 표현들, '말'은 더이상 믿지 않으려고 한다.
그 수많은 말들은, 그저 자기 만족이자, 내 감정에 빠져 있는 것일 뿐.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는 다른 문제이므로.
표현을 한다고 해서 그 말만큼 사랑하는 것도 아니므로.

지금,
나에게 사랑이 있다면,
젖은 타월만큼은 무거울걸...



추석 연휴를 맞이하며 사랑 타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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