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소원 비는 것을 예약한 추석.

어제 두 가지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오늘 '소원'이라는 CCM노래도 들었다.

이 모든 게 버무려져서 '소원을 빈다'는 것은
약속처럼 미래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 지운다는 의미도 있고,
이게 어느새 나에게 부담과 해야할 것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 건,
오늘 하루종일 혼자 있다보니 의미를 과잉적으로 부여한 까닭도 있지만......
어쩌면 중요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어제 휘리릭 빌어 버린 소원 두 가지는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가.
그 소원을 달성하면 정말 행복할까?



나도 좀 편하게 살고 싶다. 그냥 '남들 사는 것처럼'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편하게 산다는 건 뭔가', '남들 사는 것처럼'이라는 건 뭔가,
어떤 것에 도전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그냥저냥 사는 삶?
(혹시 나는 나도 모르게 불특정다수의 '남들'을 너무 폄하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것저것이 다 엉켜서 결국 일을 조금 하다가 참 그지같은 영화 한 편을 보고
잠을 못 이룬 채 새벽이 되고 말았다.

추석 연휴 동안 미뤄두었던 영화 보기나 실컷 할까?
그런데 난 이상하게 컴퓨터로 혼자 영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안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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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is Nothing.'이란 말을 잡지에서 봤다.
정말 그런가??? 과연 그럴까?
분명 이 카피를 쓴 애는 '애'일 것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집에 하루종일 있다가 저녁 때 공원을 여섯 바퀴 돌았다.
'파워워킹'  비스무리하게 시작했다가도 이내 슬렁슬렁 산보가 된다.
이 생각 저 생각.
스물에서 서른까지, 지나온 날들이 주욱도 아니고 동강동강 떠오른다.
10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한 20년 정도로 느껴질 만큼.

달을 보며 어제 안 빌었던 소원을 빌었다.

"잊게 해 주세요.
덤덤하게 해 주세요."

현재로는, 아직도, 불가능한 소원.

사람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년'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제3자가 되어 자신의 사건을 객관화하여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들었다.

내년 추석 때 쯤이면 소원이 이루어질지도......






아- 내일부터 다시 출근. 이번주 금요일까지만 주욱 놀면 좋겠구만....
그래도 3일 잘 쉬었지. 뭐...! ^_______^
한 달간 괴롭히던 위염도 없어진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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