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성클래스를 가지 않았다. 12주 과정 중 한 번이 남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는 게 다 그렇듯, 영성 클래스 역시 매일매일의 수련이 필요했고, 진지한 마음, 순수한 마음 가짐이 필요했다.

결국, 난 졌다.

그냥 될대로 되라..뭐 이러면서 살아가는 게 더 쉽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젠장이다.



2. 요즘의 나는 매우 불안정하다.(인정하기 싫지만)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굉장히 '안정된' 사람으로 억지로 살고는 있다.

웃기도 하고 농담의 기능을 이용해 위장술을 써 가면서.



3. 그저께 언젠가 본 듯한, 영국식 정원에나 필 법한 '노란 장미' 꽃다발을 가지고 들어온 엄마에게 내가 한 말.

'꽃다발 받아본 지 백만 년이야. 정말 뭐 사는 게 이렇게 그지같지?'

우리 엄마는 웃으면서 '못 말려. 블라블라~~'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내 생각의 흐름을 제어했지만.후후.:D

그러고보니 내가 누군가에게 꽃다발 선물을 한 지도 오래됐구만.

5월이다.



4. 한 주만 있으면 보름간의 방학.

 내 논문엔 한 치의 발전도 없이 이렇게 또 한 학기가 갔군.

논문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내 정신상태에도 한 치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있었다면 다행이고.



5. 서른 둘. 물론 중국 학생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내 나인 서른.(확실히 무게감이 좀 덜하다.)

내 친구들은 크게 두 부류, 세분화하면 세 부류로 나뉜다.

5.1.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류. 이들의 관심사는 시댁과 친정, 남편과의 경제권 문제, 재테크,아이에게 젖 주기, 조기 교육 등인 듯하다.

5.2. 결혼을 안 하고, 애인이 없으며(공통사항)

5.2.1. 결혼을 무척 하고 싶어하는 부류: 이들의 관심사는 선 보기, 결혼에 적합한 사람의 조건들, 앞으로 결혼 생활을 어떻게 할까에 관한 것인 듯하다.

5.2.2.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까를 고민하는 부류: 이들의 관심사는 자기 자신에 있다. 우선 나의 문제가 안정적이어야 제대로 된 사랑도 하고 직장도 제대로 다닐 거라 생각하는 듯.


난 이 카테고리에 정확히 부합하진 않지만 그래도 5.2.2와 비슷한 편이다.

드러내고 말하진 않지만, 5.1과 5.2.2가 만나면 왜 저들은 저런 일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투자할까, 골머리를 쓰며 살까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은 하지만,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상대방에게 사실 별로 할 말은 없다. '그래, 누구나 똑같은 길을 갈 순 없는 거잖아.'라면서 그냥 서로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다.


6. 2007년 초반, 또렷이 정리된 사항이 한 가지는 있다.

'사는 게 별거니? 원래 다 그렇고 그런거야.'
라는 말에 나는 확실하게 반기를 들 수 있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거나 포기하진 않겠다는 것.

이런 것을 포기할 때 나란 인간은 아주 불평불만 분자가 되어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들을 서른 두 살에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철이 덜 들었다.'는 표현으로 치부해 버리며 비웃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너무 쉽게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 혹은 진정 자신에게 있어 '행복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끊어 버리고, 포기한 사람들의 편의주의적인 발상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것을 안다.

'양'이 아니라 '질'과 관련된 사항은 쉽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기에 그들은 청소년기에 그러한 생각을 멈춰 버렸고, 그냥 시간이 가는대로, 세상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여 살다가 죽는 것이 모두의 '평범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엔 회사에 가기 싫어 죽고, 빨간 날이 오면 쉰다고 좋아하고, 여름이 오면 또 더워 죽겠다고 말하면서, 한강 고수부지에서 텐트를 쳐 놓고 밤을 새우는 9시 TV 뉴스를 보는 삶.


7. 요새 신문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특히 주말판의 정보들은 신나서 마구마구 스크랩을 해 두게 되었다), 신문은 어떤 면에서는 개개인의 삶의 모습을 획일화 시키는 데 공헌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이런 것이 유행입니다, 오늘의 이슈는 이렇습니다, 자..요즘 자녀들에게 이렇게 공부들을 시킵니다." 심지어는 오늘의 TV프로그램은 이렇습니다. 보세요.' 등등. 이런 정보들 속에 자신을 함몰시키는 일은 없어야한다. 정보 채널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주체적이 되어야 한다.


 입만 열었다하면 "They said that~~~"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정말 이런 사람들과 마주하면 지겨워서 머리에 쥐가 날 것만 같다. 그들은 스스로를 굉장히 똑똑하다고 맹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더욱 지겹다. 다행히도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8. 블로그의 스킨을 다시 처음의 것으로 바꿨다.
 
사실 좀 생기발랄한 기분을 유지해 보려고 '파랑 땡땡이' 바탕으로 바꿨었는데, 결국 그냥 원래 취향으로 돌아왔다.

원래 취향......

base.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기에 만만히 볼 수 없는 것.



9. 논문에서도 이런 성향은 잘 드러난다. 난 무언가의 원형을 밝혀 내고 싶어한다. 현재의 현상에 집중하지 않고, 현상을 통해 그 위의 단계인 원형을 밝혀 내려고 욕심을 부린다.


10. 엠파스에서 <연애시대>를 무료로 다시 보여준다.

<네 멋대로 해라>이후로 가장 재밌게 봤던 드라마.

센스있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마음의 실오라기 한가닥 한가닥을 건드리는 한지승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음악을 맡은 노영심은 어떤 사람일까? 이 두 사람이 만들어 가고 있는 결혼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궁금해..



아..자야겠다. 성가대 연습 8시 10분.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길, 늦지 말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