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 때문에 다시 아침 6시 반쯤 자서 12시쯤 일어나는 이상한 생활이 시작됐다.
사실 이게 멀쩡한 대낮에는 일이 하기 싫어 밍기적거리다가 밤 10시쯤 되서야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요렇게 되는 거지.(이런 '그지 예술가' 생활 패턴 싫은데......)
 

여하튼, 그리하여 오늘 예배를 못 갔고...(논문 끝나면 산마루교회나 이대교회에 가 봐야지 했었는데)
문득, 하나님께서는 내게 어떤 능력을 주셨고, 그리고 그걸 어떻게 쓰길 원하실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잠시 기도도 해 보았다.
(물론 하나님의 음성 이런 것은 들리지 않았고, 배가 좀 고파올 뿐이었다.)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삶이고, 당장 내일 건강이 어떻게 될지, 어떤 일이 생길지 알지 못하는 인간들이지만,
그 매일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1년, 10년, 20년이 결정된다.
방향성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논문을 끝내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일이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다행이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 난 이런 해석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지극히 자신의 삶을 수동적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관점이기에.


나의 길에 대한 방향성이 세워지지 않으면, 아마 그들이 주는 것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구분도 못한 채,
덥석덥석 물고 볼 게 뻔하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겠지.

이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보다 전략적인 플랜이 필요하지.
덥석거리다가는 지금부터 중요한 앞으로의 약 3,4년간의 시간을 그렇고 그런 생활의 반복으로 흘려보내버릴 수 있다.(현재 내가 두려운 건, '그렇고 그런 시간을 보내며, 그렇고 그렇게 사는 것'이다.)



하나님은 내게 내 인생을 즐겁고, 능동적으로 꾸려가라고 이야기를 해 주시고 계신다.
(다행히도 난 태생적으로 혹은 길러지기를, 낙관적이며 세상이나 타인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가올 기회들 중, 쳐낼 것은 쳐내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내 인생의 방향성을 올 하반기동안 기도하면서,
맑은 정신으로, 또박또박 세워나가 봐야겠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다음주엔 산마루교회에 가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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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건 점점 부수적인 테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난 지금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인 것 같다. 딱히 불만이 없으니......
다만 돈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많이" 벌려서 부모님 크루즈 여행도 보내드리고, 집도 좀 더 쾌적하게 고쳐드리고, 그 뭐냐.... 벤츠처럼 좋은 차도 한 대 뽑아드리고, 우리 세 식구 비행기 타고 여행도 1년에 한 번씩은 다니고.... 뭐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거야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이 건강만 하시다면.)



삶의 방향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함께 기도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낙관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렇게 함께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이런 류의 고민은 배부른 자의 것이라느니, 니가 굶어보지 않아서 그렇다느니 라는 한 부류와
전혀 실행은 없으면서 미래에 대한 공상만 해 대는 공상가, 나약하고 나 중심적인 한 부류.

여하튼 주변을 살펴보면 대략 '극과 극'을 달리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다.(쯧쯧쯧......)
중도를 걷는 이는 정말 30명 중 한 명 볼까말까고, 게다가 그들은 이미 결혼을 했다! (그것도 아주 속물적이거나 현실적이거나 혹은 소위 여우 같은 여자랑! 역시 그런 여자들이 일찍 세상에 눈을 뜨고 자기 삶을 꾸려가는 데는 똑똑한 것 같다. 그 여자들을 내가 저렇게 판단하는 것은 명백히 '질투' 때문이다.) 그렇담, 그 커플들이 이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결혼은 내게는 부수적이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하기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결혼 제도에 포함되지 않은 인간은 늘 뭔가 결여되어 있다는 평가를 알게 모르게 받으니까.......
아직까지는 성인 완전체로서 인정 받기가 좀 힘든 사회 분위기니까.
(아이러니한 것은 결혼한 자신들이 안정되었으며, 완전체 성인으로서 살고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저런 잣대를 들이민다는 것이지.)

결혼과 사랑에는 분명 가공된 헛 물이 있다.
헛 물을 켜면서도 '무조건', '그래도' 라는 이상한 믿음이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있다.
가족에 대한 그 무엇이 맹목적이듯이.
나 역시 저러 '헛 물'과 '맹목'에 반쯤은 발을 담그고 있으니 할 말도 없고.


바뀔 날이 있을까?
아니 또 굳이 바뀔 필요가 있을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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