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일은 너무 힘들어.
혼자 지내야만 하는 지겨운 인생.

v.s.

혼자이니까 자유롭잖아.




후자의 내공을 쌓으려면,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혼자 있어도, 혼자 일을 해도 하나도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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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어쩌고 하더니, 금방 봄이 오는 듯.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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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넘게 끌어오던, 밤에 잠을 못 자니 절로 하나님한테 무릎 꿇고 기도하게 만들었던,
내 생애 최고의 독한 감기가 이제야 좀 좋아졌다.
(며칠 잠을 못 자면서 몇 달째 피부병 때문에 잠 못 자는 아빠가 생각났다.)

오늘 아침 눈을 떴더니, 코는 아직도 꿀떡꿀떡 넘어가지만
호흡을 힘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살 것 같다.

그간 살아보겠다고 내가 한 일들은, 흠- 좀 대견하다.
3일 동안 저녁마다 테팔에 물을 끓여 감기에 좋다는 페퍼민트 오일까지 뿌려가며 족욕을 한 것,
가래 기침을 컥컥 해 대면서도 방과 부엌을 오가며 스팀 타월을 만들어 목과 코에 대 주는 것,
뜨거운 물을 계속 마신 것,
위를 생각해서 꼭 밥 먹은 후, 감기 약을 먹은 것.
이틀에 한 번 가습기 청소하고, 가습기 틀어 준 것.
마스크 쓰고 외출한 것.



아프면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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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내과 두 곳, 이비인후과 한 곳 총 세 군데의 병원에 가 봤으나,
의사들은 정말 죽을 병 아니면 눈 깜짝도 안 하는 인간들이며,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권위적이며 거만하기 짝이 없는 족속들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자기네가 서비스 직종임을 망각하고 있는 게지. 이전에는 병원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을 테니까 당연할 수도.)
그래도 그 중 젊은 이비인후과 의사는 환자의 말에 경청도 할 줄 알고, 반응도 할 줄 알더군. 역시 이 사람도 증상에 대한 설명은 안 해줬지만.


적어도 환자가 이러이러해서 괴롭다고 말하면 '그쵸, 정말 힘드시죠?' 이런 공감 표현 한 마디 해 주는 게 뭐 그리 어렵나. 지금 네 상태가 이 정도라고 비교해 가며 간단히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는 게 뭐 그리 어렵나. 지금 의료커뮤니케이션 시험 보는 예과생들도 그 정도는 한다. 하긴 이들은 이런 간단한 표현 하나가 환자의 신뢰도를 형성하는 것+ 자기들 영업에 있어서도 얼마나 중요한지도 인식을 못하고 있을 것이니......

여튼, 의료커뮤니케이션 관련 논문을 어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병원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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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에서 가르쳐 준 콧구멍 세척 방법이 나한테 잘 맞는다.

식염수를 주사기에 넣은 후, 허리를 숙여 고개를 왼쪽으로 수그린 후 입을 벌린 채, 왼쪽 콧구멍 속으로 주사기를 쏴 준다. 그러면 식염수 액이 반대편 콧구멍과 입으로 동시에 졸졸 나오면서 쌓여 있던 콧물과 가래 등을 깨끗하게 씻어 낸다. 아주 시원해.

전용 주사기는 7000원이고, 그냥 일회용 주사기는 300원이길래,
일단 시험 삼아 일회용 주사기를 샀는데,
이틀 후에 가서 코세척 전용 주사기를 살 계획이다.
꼭 코감기가 아니더라도 편도선 쪽이 약한 사람에게는 딱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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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화요일이다.
다음주면 개강이군.
촘촘한 한 학기가 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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