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일주일간 매달려 있던 paper 하나를 월요일 오전 7시에 제출하고,
월요일 오후부터 수요일까지 자고 먹고 휴식.

이젠 벼락치기는 무리다.
공동으로 썼으니 그나마 끝냈지, 나 혼자 했음 어림도 없었을 작업.

벌써 3월이구나!



012
                               <무서운 자매>/수종사에서.(2008년 설날 때)


   8살 차이 나는 엄마와 이모다.  우리 엄마는 쉰 살이 넘은 이모를 아직도 데리고 다닌다고 생각한다. 아마 엄마랑 이모도 서른 살이 넘은 날 데리고 다닌다고 생각하실 거다.

  다섯 살 때, 명동에 있는 롯데백화점에 엄마랑 이모 따라다니던 기억이 난다. 빨리 안 걸으면 백화점에 두고 갈 거라고 날 위협했던 "무서운 자매!"ㅋㅋ 난 여전히 이 두 여인들을 따라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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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를 드러낸 잔느>/일산에서

                                   
도록에서만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그림의 색감은 천지차이.
전시회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어 본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음.
모딜리아니는 정말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 그림은 7점의 유화 중 가장 아름다웠다. 사랑하는 잔느를 그린 초상화. 눈동자 색깔이 배경이랑 똑같은데...... 이 사진엔 표현이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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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휴식처, 사랑하는 부모님>/모딜리아니&잔느 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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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긴 모딜리아니와 기념샷을!>

   모딜리아니는 정말 장동건 뺨 치게 잘 생겼다!!! 이에 열광한 식구들. 내가 입간판으로 만들어 놓은 모딜리아니와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아빠는 잔느하고까지 한 장 찍으셨다. 인물을 밝히는 건 아무래도 아빠로부터 내려오는 집안 내력이다...ㅋㅋㅋ

 잘 생긴데다 천재에다 매너까지 좋았다는 모딜리아니는 실제로 바람둥이였다고...... 모델들이 서로 모딜리아니의 모델이 되겠다고 줄을 섰다나 뭐라나. 그를 스승이자 연인으로 만나던 잔느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남자는 병약해서 요절하고, 여자는 남자가 죽고 나서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자살하고......극단으로 치달은 건 좀 안 됐지만, 이들은 예술가니까~
  만약 이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믿었더라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엄한 생각도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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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한 아빠의 옆 모습>/해이리에서

'한길사, 좋은 출판사야.'라고 말하며 시오노나나미에 열중해 있는 아부지.
 그 옆에 어무니.

아빠가 독자적으로 재밌게 지내는 시간, 책 보는 시간.
이때만큼은 엄마가 아빠를 찾는다. '아빠 어딨지?'
아직도 콩닥콩닥. 내가 보기엔 참 재밌는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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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행복한 딸>/해이리에서

엄마와 엄마가 사 준 책 사들고 만족하여 웃고 있는 딸의 모습.=)
저 책방에서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Pinocchio>, <Bambi> 세 권 구입. 옛날 월트디즈니 만화 그림 그대로인 그림책이었다. 어릴 때 보던 그림들을 만난 게 너무 반가웠음! 영어 공부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배시시 웃으며 집어 들었더니, 엄마가 완전 어이없어하며(은근 째려보며) 사 줬다.ㅋㅋㅋ


 
012
                                            <우리는 하늘이를 사랑해!>

1. 새로 사 준 공 물고 있는 하늘이와 엄마
2. 공놀이 하고 싶어서 뛰어가자는 하늘이와 엄마2
3. 다른 곳 쳐다보는 하늘이와 12시간 잠 자고 난 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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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로 돌아오며>


집 뒤에 펼쳐진 산이 햇빛에 의해 자연스럽게 명암이 드리워져서 정말 아름다웠다.
사진으론 그 느낌이 안 나왔지만......
이러니 수묵화를 그릴 수밖에!
엄마에게 저 쫙 펼쳐진 산세를 그려보라고 주문 후 서울로 왔음.





오늘까진 쉬어야지.
내일부터 다시 일상.
D-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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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Rothko



휴가엔 휴식을 얻으십시오.
휴식은 마음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합니다.
더 잘 놀아보려는 마음도 내려놓으십시오.
더 좋은 곳으로 가려는 마음도 내려놓으십시오.

아니 더 잘 쉬어보려는 마음조차 내려놓으십시오.
몸도 쉴 수 있도록 많은 것을 가지고 가지도 말고
많이 먹지도 마십시오.
영육이 오직 평안하고 가벼워질 수만 있도록 하십시오.

남들이 좋다고 하여 몰려서 가는 곳으로는 가지 마십시오.
자기가 몸과 마음이 편하고 여유를 즐길 만한 곳으로 가십시오.

휴가에는 특별한 사람들과 같이 가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자기만의 시간, 편안하게 어울려 어린 날처럼 물장구치며 놀다
그냥 잠들어도 흉이 되지 않을 사람들과 가십시오.

아니 물이 없어도 나무 그늘 아래 몸을 피하고
부는 계곡의 바람 속에 몸을 맡기고
낮잠 한번 깊이 잘 수 있는 곳이면
홀로 간들 어떠하겠습니까?

고급 승용차나 스포츠카를
타고 갈 필요도 없습니다.
여유롭게 차창 밖을 내다보며
서서히 풍경이 움직이는 완행열차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접안 렌즈가 달린 고급 카메라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손 안에 드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만으로도,
추억에 남을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순간들을
담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앵글을 통하여 꽃과 풀잎의 아름다움,
푸르른 숲과 하늘의 구름, 해지는 놀을 살핀다면
충분한 명상도 절로 될 것입니다.

쉬는 것도 마음에 달렸습니다.
마음을 편히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와
그 시간이 진정한 휴가입니다. <연>


=================<산마루 서신>에서

사는 데 든든함을 주시는 전혜영 선생님, 이주연 목사님.
두 분을 만나게 되어서 감사하다.
인복 있는 내 인생.
나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아무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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