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주 1일차가 되었다.

내 안에 생명이 자라고 있고, 책에서 본 대로라면 20cm가량의 해님이가 반짝거리며 지내고 있을 거다.

 

해님이라는 태명은 아무래도 자궁 안이 양수로 차 있다고는 하지만 어두울 것 같아서,

반짝반짝 빛나면서 지내고 있으라는 의미로 지었는데, 마음에 든다.

 

그동안 아마씨만한 크기에서부터 매주 2배씩의 크기로 자라나는 생명체를보며

이 생명에게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가,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겠는가 많이 생각했다.

만 39년을 산 내가 하루를 쉽게 날려버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직 태동은 못 느끼지만 아랫배가 지난주부터 조금씩 나오고 있다.

자주 졸립다거나(이건 원래 내가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래 앉아 있으면 꼬리뼈가 아프다거나

누워 있을 때 자궁 부분이 당긴다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이 있는데, 원래 이런가보다 하고 있다.

장자의 말대로 이쪽으로 보면 이렇고 저쪽으로 보면 저런 것 아니겠는가.

원래 이런가보다 하니 다 지낼만하다.

 

그동안 입덧도 없었고, 다행히 방학도 되어서 임신 중기를 편하게 보낼 수 있고, 내년엔 수업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줄었으니 

해님이와 동거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은 완벽한 셈이다.(수입이 줄텐데, 뭐...돈이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고 아가를 잘 키울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내 정신과 마음만 적극적으로 즐겁게 챙기면 될 일인데, 심각 유전자를 가진 내게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다행히 내 옆엔 우석이 있고, 그가 나를 끊임없이 웃게 해 주고 있으니 잘 해나갈 순 있을 거다.

 

어제 받은 교육에서는, 태교가 다른 게 없고 즐거웠던 경험을 생각해보고 그걸 다시 이행해보도록 하라고 했다.

하나하나 챙겨봐야겠다.

 

1) 유후인과 나가사키 2) 남해 3) 친구들과의 대만 여행, 4) 겨울 산행(한라산, 덕유산), 5) 하늘이와 집에서 뒹굴기 6) 녹사평 역의 피자

7) 제주도 걷기 ..... 아... 여행 가고 싶다...ㅜㅜ

 

그리고 오늘도 추워서 안 움직였는데 해님이를 위해 30분씩은 걸어서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해 줘야겠고,

다음주부터 요가도 시작해야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