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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맘 먹고 놀아보려면 꼭 비가 온다.@CJ azit


부조리극. -<<대머리 여가수>>
보고 나서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이 영화로 치자면 <<클로저>> 뺨 친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내 말만 하고, 나의 주장만 옳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언어라는 게 얼마나 언어의 틀에 사람을 가둬두는지
이런 메시지들을 던지고 싶어하는 연극 같았다.


연극을 본 후,
S는 음- 뭔 소리냐 하면서 자기도 저 정도 연기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고,
나는 혼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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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분석에서는 대화다운 대화가 되려면
적어도 화자 사이에 순서교대(turn taking)가 세 번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 연극에서는 순서교대가 없거나 기껏해야 두 번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면 일방적인 '연설'이나 '독백' 혹은 '대화의 단절'이 되기 일쑤지...
(이론과 실제는 정말 별개다. 내가 뭔가를 말할 수 있다고 대화를 잘 하느냐? 절대 아니거든...)

지시어 '이, 그, 저'에 대한 의미론적 해석도 나오고,
언어의 중의성도 여러 가지로 보여준다.
(의미론 수업할 때 이 연극의 일부분을 이용하면 재미있겠다!
 의미론 시험 문제를 낼 때 이 희곡을 인용해서 설명해 보라고 해도 되겠군..)


대머리 여가수는 등장하지도 않고 상관도 없는데
왜 제목이 '대머리 여가수'일까가 궁금하다.(찾아본다고 하고 안 찾아봤음.)

아마도 대머리 여가수와 관련해서 나왔던 딱 하나의 대사로 추측해 보건대,

'대머리 여가수는 항상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해'-

이 역시 우리의 생각은 대머리 여가수가 항상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처럼
항상 똑같은 구조로 생각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다...
뭐 이러 의미에서 붙인 것 아닐까?

다음에 시간 나면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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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azit라는 약간은 어설프지만 쌈빡한 공간이 마포에 생겼다.
 주변에 '문화'라고 불릴 만한 것이 zero이기 때문에 아직은 어설프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데,
차차 나아지겠지 싶다.

공연하는 팀에게는 대여료가 무료고,
관람객에게는 관람료가 무료다! =)
CJ에서 맘 먹고 차렸나 보다.

흠...원래는 '이자람 밴드'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자리가 없었다.
다음에 밴드가 공연하면 다시 함 가야지~


우연히 며칠 전 라이브로 드럼 소리를 들었는데,
복잡했던 머리가 완전 짱짱하니 시원해지더구만.
올 여름엔 제대로 된 Rock을 한번 들어봐야겠다.
누구 추천 좀 해 주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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