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들어보라고 한 음악. Duke Jordan, <<Flight To Denmark>>

꽤 옛날 분인데, 음악은 완전 요즘 분위길세.
1922년생...우리 할머니 연배시구만. 우리 할머니가 동백 아가씨를 들으실 때 이 분은 이런 세계에 계셨군. 동백아가씨와 이 음악의 우열을 가린다는 게 아니라 참으로 다른 분위기, 다른 감각이라는 것.

코끼리,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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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외대 옆의 헌 책방에 가서 바하 평균률이랑 잃어버렸던 인벤션, 조지윈스턴 악보를 샀다.
한 권에 2000원. 완전히 새 책!

이틀간 강의에 잠도 못 자서 피곤했는데도 집에 오자마자 세수만 하고는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두어 시간 조금 넘게 쳤는데, 조지윈스턴은 바하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치. 한 권 속에 들어 있는 음악 중 세 곡 정도는 건질만 했지만 나머지는 흔하디 흔한 드라마 줄거리처럼 지루하고 뻔하더군. 반면, Bach는 '역시 Bach'였다. 왼손과 오른손이 평등하게 대화를 나눈다. 주거니 받거니.... '따로 또 같이'를 바하처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왼손과 오른손은 따로 쳐도 노래가 될만큼 독립적이다.
하지만 이 둘이 만나면 멋진 노래가 만들어지니....

 박자를 정확히 쪼개서 배분하고 있는데도, 그 속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감정의 과잉 상태인 쇼팽과는 얼마나 다른 사람인가.

올해는 바하처럼 살아야 한다. 난 예술가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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