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십대. 대학 생활의 절반이었던 합창단. -E.C와 Glee.

합창단은 이십대에 경험했던 인간관계의 집합체였다. 이곳에서 음악을 끔찍히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마음밭이 순수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후배와 선배 간의 미묘한 관계도, 나름 조직내의 권력층 v.s. 아웃사이더, 보수 세력 v.s. 진보 세력 등의 대립 등 유치하지만 다양한 인간사를 경험했다. 물론 연애 초기-중기-말기에 겪는 온갖 느낌들도 이 시간 속에서 배웠다.

이제 근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과거사를 다 아는 사람들을 만나니 이 사람들이 그리움과 편안함, 애틋함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하게 정리가 된다. 이러한 이름들을 가까이에서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다. 운이가 한 말 중에, 이렇게 변하지 않아 주니 고맙다고 한 말도 기억에 남는다.(운의 말엔 괜히 마음이 찡해 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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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한 명 친구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참 많이 컸다고 대견해 하기도 하고,
한창 어린 후배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벌써 스물 여덟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서른이 넘은 아이들은 인생 서른부터인 것 같다며, 조금씩 평정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만나면 의례히 공연 좀 해 보자고 종이와 연필을 꺼내 증거 자료를 남기며 실연 가능성과 무관하게 기뻐하고. '노땅 M.C.'까지 해 보자고 열을 올리니, 마냥 신이 난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이렇게 노래하고,
공연을 꿈꾸고,
옛날 얘기들을 하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

* ETC 공연; 2008년 1월~2월, 체화당! ^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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