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r. Brown

구름 없는 진짜 하늘색 하늘을 보면 항상 '우와아-외국 같다.'라고 외친다.
아, 진부한 표현력.

어쨌든 오늘,
햇빛은 매우 따가우면서도 스커트가 날릴 정도의 바람까지 부니 정말 외국 같았다! ㅍㅎㅎ


금요일 점심, 예기치 않게 약속이 생겼다.
이젠 좀 더 편해진 친구를 교보 앞에서 기다리며 '간단하게 차려 먹는 요리책'을 한 권 들춰 보고 있는데, 짠 하고 친구가 나타난다.
아, 반갑다!
이 사람은 눈이 참 예쁘고 눈빛은 총명해.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솔직히 지루할 때도 많은데,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재미있다.
게다가 나의 두서없고 모호한 이야기 속에서 왜 그러한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명료한 언어로 겸손하게 표현을 해 낸다.

이 친구가 글을 쓰든, 상담을 하든, 아니면 그 무엇을 하든
얼른 세상에 '공개'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다.




2. 대화

브라운 박사의 명료한 표현을 들으면서 얼마 전에 <추론의 화용론>에서 봤던 Hegel의 말이 생각났다.

 Hegel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모호하고 동요하고 있는 상태의 사고"라고 말했다.
그 사고가 음성으로 구현되는 단어로 발견할 때에 명확해진다면서 일종의 언어의 역할을 평가한 것인데, 매우 동감이다.

그러나 Hegel은 글로 나타내는 문자언어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관적이었다. 우리의 사고가 문자를 통해 글로 쓰이면 반드시 소외/왜곡될 수 있다며 글쓰기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런 음성언어에 대한 문자언어의 열등함은 사실 Platon부터 Derrida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한다. 그래서 Platon도 자기의 중요한 논점들을 대화라는 형식으로 펼쳐 나간 것이라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아주 개인적이 공간인 '비밀 일기'이든 이런 블로그이든 글을 쓸 때 얼마나 사실을 사실보다 훨씬 그럴듯하게 왜곡시키는가. 하지만...음...그 왜곡시킨 대로 기억이 되어 내 머리 속에 박히기도 하니, 말의 힘, 글의 힘이란 대단하지 않은가.
 
이와 비슷한 것으로 요즘엔 사진의 왜곡도 꽤나 유행인데, 이 경우 '사진의 힘'엔 잘 안 속는 것 같다. 특히 내가 들어간 사진에서 좀 잘 찍히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들어 있는 경우, 그 가증스러움의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ㅋㅋㅋ 그래서 인물 사진으로는 스냅 사진을 제외하면 별 매력을 못 느끼겠다.



anyway, '대화'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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