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둘러 앉아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며, 하루 있었던 일들, 생각한 것들,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일.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맛있는 후식을 먹고, 식사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이 뒷정리를 하고...


가족 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 어느 가정에서나 이렇게 저녁 시간을 보낼 것만 같다고 쉽게 생각하는 그림. 나는 이런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진 기억이 별로 없다. 부모님의 식사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어서 식사 준비 시간에 비해 음식이 먹어 없어지는 시간이 너무 빨라 '식사'라는 행위가 참 허무하다고 생각되기 일쑤였다. 혹은 내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빠의 긴 연설/강의 같은 독화술로 식사 시간이 채워지거나였다. 아, 간혹 두 분의 싸움도 식사 시간에 발생될 때가 있었다.


결혼을 해서 나도 가정을 이루었고, 내가 만든 가정에서도 이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엌 일에 익숙지 않은 나도 한몫, 늘 시간이 부족해서 저녁 식사 후에는 무언가를 '빨리, 어서' 해야만 하는 그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턴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정말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로 되어 버렸다. 우리 아이는 먹성이 좋은 아이가 아니었고, 나는(때론 그도) 아이를 달래고 먹이느라, 그는 박사 2년차를 보내느라 우리의 저녁 식사 시간은 그저, 배고파서 먹는, 따뜻한 시간이 아니기에 나의 노동력을 들이고 싶지 않게 되는... 뭐 그렇게 되어 버렸다.


2019년, 2월을 맞이하고 있다.

1월이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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