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7월. 처음으로 계절학기 수업 중.
오랜만에 3,4학년 애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차라리 1학년이 재밌다.
꽉 막힌 3, 4학년들.
도리어 내가 자네들보다 청년 같겠군 하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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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단체는 식물성으로 조용히, 부드럽게 살아야 안전한 세상이다.
그래서 나도 대부분 싱글싱글 웃으며, 동물성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지만,
어제, 오늘 연속해서 순간순간 '야성'을 드러내고 말았다.

어떻게 허구언날 좋은 게 좋은 거야,
어떻게 만날 인간이 허허허허허 하면서 살아,
틀린 것이 분명한데도 그래, 너도 맞아, 당신도 맞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호불호가 분명한 데도 허허허허허허허.
지구상에 사는 누구나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조직의, 사회의 쓴 맛을 보다보면 사람들이 그렇게 된다는 둥,
자기의 이야기에 책임지지 않으려고 그렇다는 둥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

그치만 말이야, 그렇게 계속 살아보시지요.
당신은 어떤 것도 바꿀 수 없고,
그 무엇도 책임질 수 없고,
허구언날 그렇고 그렇게, 남의 눈치나 보면서 삶을 연명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비.루.하.게.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할 말 하고, 잘못된 건 고쳐야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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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80년대 학번이었다면, 아마 두 손, 두 발 뻗쳐 들고 데모하다 붙잡혀 죽었을 것 같고,
내가 일제시대 때 태어났다면, 독립운동하다가 만주 벌판에서 죽었을 거다.
(근데 차라리 이렇게 살다 갔으면 얼마나 속 시원했을까 싶다! 지지하게 살지 않고......)

아무래도 하나님은  날 안전하게 한 세상 살다 가게 하려고, 여러 가지로 보호막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지금 시대에 태어나게 하고, 식물성이 판치는 사회에서 생활하도록 계획하시고,
내 성별을 여성으로, 몸집을 작게 만든 것도, 기술직이 아니라 인문학을 공부하게 한 것도......
곱게 살다 내게 오라는 하나님의 큰 뜻이 군데군데에서 보인다.

할 일은 많고 그래서 몸은 피곤한데도,
참으로 지루하고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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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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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늘이 6개월 때. 너도 저 때는 뭐 하나 걱정 근심없어 보이는구나. 지금은 눈치가 많이 는 여섯 살짜리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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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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