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3일.

4월이 오고 있고, 2022년이라는 숫자는 아직 낯선데 봄꽃은 피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는 2년이 좀 넘었나... 계속 마스크를 쓰고 살고 있으며, 원격강의는 3학기째에 접어들었다. 나의 선생님은 은퇴를 하셨고, 선생님이 하시던 강의를 맡아서 하고 있다. 전공 교재 중 한 챕터를 맡아서 쓰고 있는데, 다른 훌륭한 선생님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3월 말까지 원고를 완성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얼른 해야지..

버티고 있는 중이다. 진짜 학자로 살아 남을 것인가 공부를 생계수단으로 삼으며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며 적당히 일하며 살 것인가. 이제는 더 피할 길이 없는 갈림길에 선 것 같다. 올해. 2022년을 그냥저냥 생활인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아마도 학자라는 업계에서 멀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끄적이다 버려둔 논문을 다 살리고, 새로운 논문을 생산해 내서 공부하는 사람으로 다시 제자리에 단단히 설 수 있기를.

 J가 어버이날 선물로 자기는 혼자 놀고 엄마에게 공부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엄마는 공부하는 걸 더 좋아하잖아라고 하면서. 아마도 재이랑 놀면서 엄마도 논문 써야 되는데...라는 말을 많이 해서 그렇게 아이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라고 급히 말했고, 너하고 보내는 시간이 제일 좋지, 공부를 하는 건 엄마의 숙제야라고 말을 했더니 아, 그렇구나 하며 이해하는 듯한 아이. 애 앞에서 일 얘기는 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자기랑 보내는 시간이 엄마 아빠 역시 최고의 시간이라고...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나는 시간 구걸자다. 팽팽 돌아가는 낮에는 일을 잘 못하고, 주말, 밤, 새벽 시간에 일을 하던 버릇을 애가 일곱살인데 아직도 못 고쳤다. 아침형 인간은 정말 안 되는 것 같고.

 

그나마 효과적인 방법은, 매일 to do list를 잘게 쪼개서 작성하고 지원나가기. 이거 하나인 듯하다. 

올해가 끝나는 12월.

과연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이 세계에서.

2023년,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될 때, 나 역시 새로운 장을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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