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학회를 오랜만에 가 봤다. 어떻게 변했나 궁금하기도 하고 어쨌든 주류 학회니까.

세션 별로 나눠 놓지 않고 한 장소에서 개인 연구 발표가 죽 이어졌는데, 고문이 따로 없었다.
다른 전공 분야인 사람이 발표할 때에는 한국어인데도 외계어처럼 들리고,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방언, 성조, 통사이론, 음운론......
이런 식의 운영 방식은 다른 전공 분야에서 무엇을 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세부 전공 분야에서도 또 나눠지고 있는 마당에,
아직까지 이런 진행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전공별로 나눠서 발표를 해야 발표자와 청중 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지, 이게 무슨 소용인가.
 

게다가 발표자의 프리젠테이션은, 수업에서 학생들 채점을 매긴다면 C 정도 줄 수 있을까?
청중에게 들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특히나 이 학회에서는 발표지를 줄줄줄 읽는 방식이 선호되는데, 아- 정말 이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 같은 곳에 올리면 창피할 정도였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에는 청중을 고려한 발표를 하라고 가르친다.
세상은 스티브잡스니 뭐니 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지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세상은 뭔가?
 우리 같은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학문은 그런 얄팍한 프리젠테이션 기술이니 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고집인가, 자존심인가? 아니면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 아니면 원래 이렇게 발표 무능력자만 학문이라는 걸 하는 걸까?


1. 소득이 있다면, 안명철 선생님을 실제로 뵙고, 특강을 들은 것.- 역시 대가는 나대지 않는다.

2. 가능하면 학회에서 발표를 하는 게 나를 알릴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방안이라는 것

3. 내 분야에서는 불모지인 이 곳에서 발표를 해야할까? 일단 투고부터 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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